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페이스 오프 상하이
신동흔 지음 / 랜덤하우스코리아 / 2010년 11월
평점 :
품절
중국이 세계 경제 대국으로 부상한지는 그리 오래 되지 않았다. 하지만 넘치는 자원과 인구 덕택에 빠른 속도로 경제 성장을 하고 있다. 주변 국가들이 놀랄 정도로 성장 속도가 빠른 중국의 모습을 보려면 상하이에서 살펴보는 것이 가장 적당할지도 모르겠다. 높은 초고층 빌딩과 낮은 건물들의 조화로 경제 성장의 모습을 가장 극명하게 볼 수 있는 곳 중의 하나이다. 최근에는 엑스포가 열리면서 전세계적으로도 상당한 관심을 모았었다. 국제적인 도시이면서도 중국의 오랜 문화와 전통의 모습을 갖추고 있는 상하이의 모습은 급격한 경제성장이 어떤 결과를 보여줄 수 있는지 무척 잘 보여준다.
이 책은 저자가 상하이에서 1년간 학교를 다니면서 보고 느꼈던 상하이의 모습을 통해 중국의 현재와 과거, 미래까지 두루 살펴보고 있다. 사실 나는 중국에 한 두번 여행을 다녀오기는 했으나, 잠깐 스쳐가는 모습으로는 중국의 현재 모습을 완전히 파악할 수가 없었다. 신흥대국으로 떠오르고 있는 중국을 알아야 앞으로 우리가 나아가야 할 방향까지 함께 모색이 가능할 것이다. 이 한 권의 책에 중국의 모든 모습을 담기란 불가능하지만, 적어도 체험을 통한 상하이 모습만큼은 생생하게 느낄 수 있었다. 저자가 직접 찍은 상하이의 생활 모습과 생생한 체험단은 이 책을 읽는 데 가장 큰 재미를 느끼는 요소 중의 하나였다. 여기서 보이는 상하이, 그리고 중국의 모습은 겉으로는 경제성장을 이루었지만, 아직까지도 경제 불평등이 여전히 존재하고, 사회주의 국가이지만 자본주의를 받아들였기 때문에 언제 그 체제가 무너질지도 모르는 위태한 상황이 벌어지고 있는 곳이었다. 덕분에 방송과 인터넷을 철저히 통제하여 국민들의 알 권리를 제한하고, 오랫동안 역사속에서 살아온 세계의 중심이라는 생각이 뼛속까지 박혀있는 고지식한 모습도 보았다. 저자의 생각과 함께 객관적인 사실을 함께 전달하기 때문에 저자의 논리는 더욱 설득력을 얻는다.
중국 뿐만이 아니라 동남아 여행을 가면 간단하게 먹을 수 있는 음식점들이 참 많다. 아무래도 더운 지방에 살다보면 집안에서 요리를 하기 어렵기 때문에 주로 외식을 즐겨 한다는데, 그 외에도 또다른 이유가 있었다. 과거에 중국은 철저한 배급제 사회라 해당 가족 수만큼의 식량밖에 나오지 않았다. 그래서 손님이 오게되면 한정된 식량으로 요리를 대접하고, 나머지는 배고파야하는 문제가 발생해서, 일찍부터 식당이 발달했다고 한다. 우리나라에 와서는 그 목적이 좀 변질된 것 같기는 하지만, 우리나라도 그러고보면 먹는 것을 주업으로하는 곳이 참 많기도 하다. 먹는 것을 중시하는 문화를 알게모르게 중국과 공유하고 있었다고 봐도 무방할 듯 하다.
알면 알수록 종잡을 수 없는 것이 사람의 마음이라고 하듯이, 중국의 속내를 알기까지는 오랜 시간이 걸릴 듯 하다. 그래도 어렴풋이나마 중국 사람들의 심리와 문화, 생활들을 엿볼 수 있는 좋은 기회를 이 책이 만들어주었다. 요즘 TV에서 보이는 중국의 모습은 참으로 기가 세졌다. 하지만 그 이면에는 남에게 말 못할 문제들이 잔뜩 산재해있었다. 그래서 신비롭게만 여겼던 중국이 이번 책을 통해서 한 걸음 가까워진 느낌이다. 애초부터 책 한권으로 중국을 살펴보기란 어렵다. 그렇지만 적어도 상하이 만큼은 이해를 했다고 생각한다. 양파껍질까지 벗겨도 벗겨도 신기한 중국의 모습을 좀 더 제대로 알고 싶다면 이 책을 읽어보길 적극적으로 추천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