푸른별 이야기 - 육군 중위의 군대일기
문상철 지음 / 푸른향기 / 2010년 10월
평점 :
절판


남자들이 모였다하면 빠지지 않는 이야기 중의 하나가 바로 군대이야기일 것이다. 대한민국의 건장한 청년이라면 누구나 한 번 쯤은 다녀오는 곳이 바로 군대인데, 20대 청춘의 가장 빛난 시절 중의 2년을 군대라는 집단에서 보내는 것이 아직 휴전 국가인 대한민국 남성들의 의무이니 아마 일생동안 잊기 힘든 기억일게다. 사실 나는 군대를 다녀오지 않은 대한민국 여성이지만 주변에 남성이 많은 직장에서 근무를 하다보니 듣고싶던, 듣고 싶지 않던 자주 군대이야기를 듣게 된다. 군대 복무 기간이 길었던 사람일 수록 군대 이야기를 좀 더 많이 하게 되는 것 같은데, 아예 평생 듣지 않을 주제가 아니면 제대로 군대 생활에 대해서 알고 싶다는 생각이 들어 이 책을 읽게 되었다.

 

이 책은 육군 소대장이 매일 쓴 일기와 사진으로 이루어져 있다. 특별히 군대의 체계라든지, 근무 환경에 대해서는 기록한 것이 없고, 아마 읽는 사람들이 대부분이 이런 내용들을 알 것이라고 생각해서인지 별도의 주도 달아놓지 않았다. 그냥 소대장의 독백 속에 담긴 의미와 환경을 추론해서 읽어야 한다. 나같이 군대에 대해서 전혀 모르는 사람들은 내용을 이해하는데 약간의 어려움을 겪겠지만, 제대로 군대를 다녀온 사람들은 충분히 이 내용을 이해할 수 있을 것이라 생각한다. 군대에 처음 들어와서 나가는 날까지의 일기를 모아놓았는데, 읽다보면 군대에서는 어떤 훈련과 하루는 보내는지 대충은 감이 잡힌다. 사실 직접 군대를 다녀오지 않는 이상, 방송으로 방영된 사실 등을 통해서만 군대 생활을 엿볼 수 있는데, 이 책에서는 지휘관의 고뇌 같은 것들을 알 수 있어서 나름 의미있는 독서 경험이었다. 이렇게 책을 통해서 내가 경험해보지 않은 간접 경험들을 쌓는 것도 꽤 중요하다는 생각이 든다. 적어도 다른 사람들이 이야기를 나눌 때 그 내용을 이해는 할 수 있을테니 말이다.

 

책에 실린 사진들은 하나같이 천진난만한 군인들의 모습과 아름다우면서도 긴장감이 감도는 군대 주변의 풍경이 담겨있다. 이런 사진에 조금 투박하다고 여겨질만한 소대장의 글이 어우러져 멋진 책이 나왔다. 책에 등장하는 소소한 에피소드들도 읽을 만 하지만, 가장 괜찮다고 여기는 대목은 이 책의 가장 뒷 편에 실려있는 지휘관으로서의 마음가짐에 대한 지침이다. 어디에 나와있는 교과서적인 말들이 아니라 자신이 직접 경험하면서 느끼고 실천했던 일들을 정리해서 후임들에게 도움이 될 수 있는 조언들을 적어놓았다. 군대 용어가 섞여있기 때문에 조금 딱딱하기는 하지만 그래도 글을 읽으면서 군대 생활이나 사회 생활에서도 도움이 될 만한 글이라는 생각이 들었다. 사실 나의 상사 중에 평소에도 군대에 대한 이야기를 굉장히 많이 하시는 분이 계시는데, 이 책을 읽다보니 그 분의 평소 생각과 일치되는 부분이 많아서 조금은 그 분을 이해하게 된 것도 같다. 물론 내가 직접 겪은 일들은 아니기 때문에 완벽하게 이해하기란 불가능하지만, 약간은 이해했다고 봐도 좋겠다.

 

 나와 다른 문화를 이해하려면 상대방과 완벽히 같은 환경에 처할 수는 없어도 적어도 이해하려는 노력만큼은 중요하다고 본다. 그리고 이런 책들을 통해 군대에 처음 배치를 받은 소대장들이 선배의 고충과 앞으로 자신이 겪을 일들에 대해 이해할 수 있는 계기가 될 것이다. 그래서 이 책은 우선 군대에 입대할 예정인 모든 사람들이 미리 읽고 가면 참고가 될 만하고, 이미 군대를 다녀온 사람이라도 이 책을 읽으면서 그 때의 추억을 새록새록 떠올리게 될  듯 하다. 군대에 다녀온 남자들 뿐만이 아니라 군대 생활에 대해서 조금 이해하고 싶은 사람들도 이 책을 한 번쯤 읽어보면 꽤 도움이 될 문구들이 여럿있으니 관심있는 사람은 읽어보면 좋겠다. 내용이 그리 길지도 않지만, 이 책은 최전방에 근무하는 우리나라 육군들에게 자부심과 용기를 주는 책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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