번뇌 리셋 - 동경대 출신의 신세대 스님이 들려주는 번뇌 청소법
코이케 류노스케 지음, 이혜연 옮김 / 불광출판사 / 2010년 10월
평점 :
구판절판


일상 생활에서 단 하루라도 번뇌를 느끼지 않는 사람이 있을까? 네이버 백과사전에서 '번뇌'라고 검색을 해보면, '근본적으로 자신에 대한 집착으로 일어나는 마음의 갈등을 나타내는 불교 심리용어' 라는 말이 나온다. 욕심이나 사랑 등으로 인해 어지럽혀진 자신의 마음 상태를 이르는 말로, 번뇌가 많으면 마음이 산란하고 일에 집중이 되지 않는다. 그것을 다시 아무것도 없는 무(無)의 상태로 돌리는 것은 상당한 시간이 걸린다. 그리고 그런 노력 자체가 무척 어렵기도 하다. 그런데 일본의 한 스님께서 굉장히 재미있는 책을 써냈다. 일단 이 책은 각 챕터가 굉장히 짧다. 그러면서도


4컷 만화가 그 챕터의 메인 주제를 간략하면서도 재미있게 알려준다. 그리 능숙한 그림체는 아니지만, 계속 보면 볼수록 정감이 가는 캐릭터들이고, 직접 손으로 일일히 그린 정성이 그대로 느껴진다.
 
만화로 구성되어 있기 때문에 가벼워 보이면서도 다루고 있는 주제들을 살펴보면 그리 가벼운 주제들만은 아니다. 불교에 대해서 잘 모르는 사람도 쉽게 이해를 할 수 있도록 앞장에서부터 카르마라든지, 번뇌에 관해서 친절하게 풀어서 설명해주고 있는데, 각 만화에 주처럼 덧붙여서 나온 설명들이 불교 용어를 많이 사용해서 그런지 가끔은 갸우뚱거리면서 읽는 때도 많았다. 그리 어려운 개념은 아니라고 해도 역시 이런 개념에 조금 어색하다보니 적응이 안되기는 했나보다. 하지만 책에 실려있는 만화가 너무 깜찍해서 차마 이 책을 손에서 놓을 수는 없었다. 어떤 경우에는 장황한 글보다 모든 것을 함축해놓은 그림 한 컷을 통해서 더욱 이해도를 높이는 경우도 있었다.
 
모든 번뇌를 한 번에 되돌려놓을 수는 없다. 마음을 가라앉히려면 일단은 자신의 마음을 뒤돌아보는 연습도 해야한다. 그 외에도 생활에서 가볍게 할 수 있는 수행 방법이 만화와 함께 쉬운 설명으로 쓰여져있다. 처음에는 내가 과연 이런 것들을 실천할 수 있을까? 하는 의구심으로 그냥 쭉쭉 읽어내려갔었는데, 책을 거의 다 읽을 쯤 되니 번뇌를 다스리는 일도 그리 어려운 일만은 아니라는 생각이 들었다. 저자가 산 속에서 수행을 전문적으로 하는 스님이 아니라 일반 사람들처럼 인터넷에 글도 올리고, 많은 고민 상담을 해주는 분이라 그런지 마음에 와 닿는 글들이 굉장히 많았다. 게다가 각 장마다 컬러풀한 내지 구성은 읽는 이로 하여금 좀 더 재미있게 책을 읽을 수 있도록 도와준다. 약간의 불교 용어에 대한 거부감이 들기도 했지만, 큼지막한 글씨 배열과 아기자기한 편집구성은 그런 위화감을 감소할 수 있도록 느끼는데 많은 도움을 주었다.
 
이 책에 등장하는 스님은 아마도 저자의 분신이지 않을까 싶다. 조금 어리버리하면서도 큰 깨달음을 주는 그의 모습은 우리 인간이 완벽할 수 만은 없다는 사실을 새삼스레 깨닫게 해준다. 굉장히 무게를 잡고 있는 스님보다, 대중에게 가까이 다가가려는 노력을 하는 스님의 모습이 마음에 든다. 꼭 어떤 것이 더 좋은 모습이라고 판결을 내릴 수는 없지만, 표현 방식이 자유로운 젊은 세대에게는 이런 방식이 더 이해가 빠르지 않을까 싶다. 꼭 불교를 믿는 사람이 아니더라도 마음이 너무나도 어지러워서 조금 평화를 찾고 싶다는 생각이 든다면, 이 책을 한 번 읽어볼 것을 권한다. 그리 어렵지 않으면서도 쉬운 번뇌 리셋 방법이 가득 실려있어서 이 책을 다 읽을 쯤에는 어딘가 모르게 마음 한 구석이 시원해지는 느낌이 들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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