르포 빈곤대국 아메리카 2 르포 빈곤대국 아메리카 2
츠츠미 미카 지음, 홍성민 옮김 / 문학수첩 / 2010년 10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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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계의 경제를 주름잡는 국가인 미국인들이 사실상 빈곤에 시달리고 있다고 한다면 믿겠는가? 10여년전까지만 해도 가장 살고 싶은 나라라고 생각을 했었는데, 이 책을 읽고나니 미국인의 삶이 과연 풍요로운 것인가에 대해 다시금 생각해보게 되었다. 자원도 풍부하고, 사람들도 풍부한데 그럼에도 빈곤을 겪고 있다는 것은 뭔가 이상하다. 하지만 이것 또한 미국이 지금 겪고 있는 현실이다. 이 책은 '르포 빈곤대국 아메리카'의 두번째 편으로 오바마 대통령이 선출되고 난 후의 미국 경제 상황을 설명하고 있다. 무조건 자신의 의견만 관철하는 것이 아니라 실제 미국에 살고 있는 많은 사람들의 인터뷰를 바탕으로 쓰여졌기 때문에 일본인이 쓴 책이라고 해도 미국에 있는 듯한 생생함이 그대로 전해진다. 몇 년 전 미국에 잠시 다녀왔을 때도 심각함을 크게 느끼지 못했는데, 그동안 속으로만 앓고 있던 미국의 병이 요새 들어서 밖으로 곪아터지는 중인 것 같다. 과연 저자는 어떤 점들을 보고 미국을 '빈곤대국'이라고 칭했을까?

 

목차를 보면 굉장히 일목요연하게 정리가 되어 있는데, 사람들의 생활 속에서 절대 빼놓을 수 없는 요소인 4가지를 예로 들고 있다. 그것은 바로 공교육, 사회보장제도, 의료보험, 민간교도소 문제이다. 다른 문제들도 많겠지만, 이 네가지는 사람들의 생활에서 밀접한 영향을 주고 받는 원인이 되며, 가장 기본적인 요소가 삶에서 충족되지 않았을 경우에 사람들은 극도의 빈곤에 시달리게 된다. 고도의 자본주의가 발달한 미국에서는 가진 자들은 점점 부자가 되고, 가난한 사람들은 평생 뼈빠지게 일해도 평생 가난에서 벗어날 수 없는 구조로 되어 있다. 기본적인 출발이 다르더라도 모두에게 공평한 기회가 주어졌던 과거와는 달리, 있는 사람들이 해당 자본을 가지고 더 열심히 노력하는 덕분에 그럴만한 자원 조차 가지지 못한 사람들은 성공할 기회를 얻는 것마저 어려워지는 것이다.

 

미국 사회에서 가장 특징적으로 보이는 것은 대부분의 사회 시스템이 민영화되었다는 점이다. 의료보험을 비롯하여 많은 부분들이 거대 기업의 자본으로 움직이고 있기 때문에 경쟁에 의해서 사람들이 부담해야할 돈이 줄어드는 것이 아니라 너무나도 큰 힘이 작용하고 있기 때문에 사람들은 기업의 입맛에 맞게 질질 끌려가고 있다. 풍요로워 보이는 미국 생활 이면에는 가진 자만이 복지를 누릴 수 있는 부당함이 자리잡고 있다. 대도시에서 빈민들이 있을 수 밖에 없는 이유가 바로 이런 사회적 시스템에 있다. 이런 사회적인 현실을 보면서 모든 문제를 안고 출발한 오바마 대통령은 이러지도 못하고 저러지도 못하는 아이러니한 상황에 빠져서 조금은 안타깝다는 생각이 들기도 한다.

 

우리나라도 최근에 미국의 영향을 받아 조금씩 사회의 계층이 나뉘어지고 있는데, 그리 바람직한 현상은 아니라고 본다. 사회는 일하는 사람들이 대부분을 차지하는 중산층이 두터워야 나라의 세수도 안정이 되고, 좀 더 활기찬 사회가 될텐데, 갈수록 중산층은 살기가 어려워진다. 국민연금제도를 시행한지 그리 오래되지도 았았는데, 벌써부터 기금이 모자라느니 마느니 하는 이야기가 들린다. 그나마 다행인 것은 모든 복지를 민영화하지 않았기 때문에 아직까지는 정부의 보조아래 서민들의 기본적인 생활 보장이 이루어지고 있다는 점이다. 이미 실패사례를 겪은 나라의 이야기도 있으니 모든 문제를 자본이 해결해줄 것이라는 믿음보다는 우리나라에 맞는 복지를 실현해나가는 것이 현재 우리나라가 지향해야 할 가장 좋은 방법일 것이다. 일반 서민들 뿐만이 아니라 나라의 복지를 책임지는 일을 하는 사람들이 꼭 읽었으면 하는 책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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