뇌, 1.4킬로그램의 사용법 - 하버드 정신의학 교수가 밝히는
존 레이티 지음, 김소희 옮김, 최준식 감수 / 21세기북스 / 2010년 4월
평점 :
구판절판


뇌는 우리의 신체부위 중에서 가장 핵심적인 부분의 하나이다. 우리가 하는 행동 하나하나를 제어하며, 생각의 원천이 되는 곳이 바로 뇌이다. 만약에 인간이 뇌가 발달하지 않았더라면 지구상에서 가장 우수한 영장류가 되는 것은 불가능했을 것이다. 풍부한 상상력과 사고의 원천이 되는 곳이 바로 뇌이며, 현대 의학에서 아직도 연구가 활발히 진행되고 있는 분야이기도 하다. 하지만 이렇게 중요한 뇌에 대해서 우리가 실제로 알고 있는 것은 얼마나 될까? 곰곰히 생각해보면 의외로 얼마되지 않는다. 뇌를 다치면 죽을 수도 있다는 것과 정말 섬세한 기관이라는 사실을 제외하고는 뇌가 실제로 움직이는 매커니즘에 대해서는 대부분의 사람들이 잘 모른다. 뇌에 대한 연구를 시작한지 그리 오래되지 않았고, 굉장히 복잡한 연결고리를 가지고 있어서 그 실체를 밝혀내는 것이 쉽지 않은 탓이다. 그리고 전문 연구서적을 봐도 이해가 잘 되지 않는 어려운 용어들만 나열되어 있기 때문에 일반인이 뇌에 대해서 알기란 굉장히 어렵다.

 

그런데 일반인도 이제는 뇌에 대해서 좀 더 자세하게 알 기회가 생겼다. 그것은 존 레이티 교수가 지은 '뇌 1.4킬로그램의 사용법'이라는 책 덕분이다. 어떤 물건의 사용법을 알기 위해서는 일단 그 물건이 어떻게 작동하는지를 명확하게 알아야 한다. 그래야 그 물건에 대해서 모든 것을 알고 있다고 말할 수 있다. 그런 취지에 알맞게 이 책에서는 뇌의 각 부분에서 관장하는 영역과 이 부분에 문제가 생겼을 때 나타날 수 있는 일들을 실제 사례를 통해서 알기 쉽게 설명하고 있다. 뇌나 과학에서 대해서 기본적인 지식이 없는 독자라도 꼼꼼하게만 읽는다면 충분히 이해할 수 있을정도로 쉬운 설명과 충분히 감수를 거쳐서 한국어로 번역된 책이기 때문에 시중에 나와있는 뇌에 관련된 책 중 가장 대중적이면서도 전문적인 서적이라고 감히 말할 수 있겠다.

 

이 책을 읽으면서 참 많은 사실을 새롭게 알게 되었다. 그리고 뇌가 한 번 퇴화하면 다시 복구될 수 없는 줄 알았는데, 현대 의학에서는 극복이 가능한 부분이 많다고 한다. 환자의 의지만 있다면 충분히 극복할 수 있으며 약간의 자폐증이 있는 사람도 훈련을 통해서 정상적인 생활이 가능하다. 사실은 내가 알고 있는 사람 중에서도 가벼운 자폐증을 겪고 있는 사람이 있다. 처음에는 주변 사람들이 많이 걱정을 했는데 꾸준한 상담과 치료, 그리고 주변 사람들의 애정어린 관심 덕분에 지금은 많이 증상이 좋아졌다. 뇌라는 것이 소멸과 재생을 반복하는 세포이다보니, 운동선수들이 매일같이 운동을 하는 것과 마찬가지로 계속해서 사용을 한다면 충분히 부족한 부분도 발달할 수 있는 여지가 있는 것이다.

 

뇌라는 곳은 나에게 아직까지 미지의 영역이었는데, 이 책을 통해서 과학자들이 연구가 상당한 수준까지 진행되었다는 사실도 새롭게 알게 되었다. 그리고 마냥 신비롭게 여길 것이 아니라 적극적으로 탐구해나가야 할 대상이라는 사실도 깨달았다. 이 책의 가장 마지막 장은 지금까지 저자와 독자가 공유한 정보를 토대로 어떻게 하면 우리의 뇌를 적극적으로 사용할 수 있을지에 대한 방법이 나온다. 솔직히 저자가 추천하는 방법은 그리 특별한 방법은 아니다. 이미 해당 내용은 뇌과학에 관련된 책이 아니더라도 많은 사람들이 경험에서 우러나와 쓴 자기계발서에서도 언급되는 내용들이다. 하지만 경험론적이 아니라 논리적으로 이야기를 풀어나가기 때문에 좀 더 설득력이 있다고 봐도 되겠다.

 

그동안 뇌에 대해서 막연한 호기심을 가지고 있던 독자라면, 우리의 사고와 생각, 행동이 뇌의 어떤 부분에 의해서 좌우되는지 궁금했던 사람이라면 꼭 한 번 읽어봐야 할 책이다. 아마 이 만큼이나 자세하게 써놓은 책도 없을 것이라는 것이 나의 판단이다. 이 책을 다 읽고나니 오랜만에 과학을 주제로한 책을 읽어서 그런지 머리가 한층 꽉 찬 듯한 느낌의 뿌듯함이 든다. 이런 경험을 다른 사람들도 많이 느꼈으면 하는 작은 바람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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