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위폐감별 전문가'라고 하면 미국 드라마에서 보던 전문가의 느낌이 확 든다. 그리고 사실 우리나라에 이렇게 대단한 사람이 있는 줄은 전혀 모르고 있었다. 세계 최고의 위폐감별 전문가라니! 이 책은 단순히 그의 인생이야기가 실린 자서전이 아니다. 자신의 인생을 통해서 진짜 인생을 사는 방법을 깨달은 사람의 짧은 에세이이다. 물론 책을 읽는 곳곳에 그의 파란만장했던 인생 이야기가 실려 있어서 독자는 그의 진실됨과 함께 공감을 할 수 있다. 그리고 책의 중간중간에 실려있는 돈에 대한 기초 상식은 책을 읽는 재미를 배가시켜 준다. 솔직히 이 책을 처음 펼쳐 들었을 때만 해도 별로 기대를 하지 않았었다. 다소 딱딱해보이는 책 표지와 재미없어 보이는 책 소개는 조금 식상하다고나 할까. 하지만 책을 펼쳐든 순간, 소설책을 읽는 것처럼 너무 재미있어서 책에서 손을 뗄 수가 없었다. 그 정도로 자신의 인생에 열정을 가지고 누구보다도 열심히, 그리고 우직하게 살아온 그의 인생이야기는 독자의 시선을 사로잡기에 충분했다. 사실 돈을 돌같이 보기란 쉽지 않은 일이다. 길바닥에 떨어져 있는 500원짜리 동전만 봐도 슬그머니 자신의 주머니에 넣거나 금방 다른 데 써버리는 사람들이 많은데, 하물며 매일같이 수백만 달러의 돈을 직접 만지는 일을 하는 사람들은 어떻겠는가? 요즘같이 물질 만능주의로 가득찬 세상에서 돈 욕심이 없다고 하면 그건 거짓말일 것이다. 하지만 이 책의 저자는 정말 돈 욕심이 없어 보인다. 그저 자신이 하고 싶은 일을 하니까 자연스럽게 돈이 따라오는 모양이다. 그래서 진짜 성공한 사람들은 자신이 의도하지 않았는데도 부자가 되었다고 말하곤 한다. 수많은 돈 다발 중에 진짜 지폐와 가짜 지폐를 가려내는 일을 하면서 저자는 진짜 인생을 사는 방법을 알았다고 한다. 이 책을 쭉 읽으면서 느낀 점이지만 참으로 저자는 끈기와 노력이 남들에 비할 수 없이 대단하다. 아무리 보잘 것 없는 일이라도 최선을 다하는 모습에 누구라도 감명을 받을 것이라 확신한다. 그런 그의 모습을 보면서 정말 중요한 일만 하고자 했던 나의 모습이 부끄럽게 여겨진다. 잡스러운 일이라도 누군가는 해야 해당 업무를 마무리 할 수 있는 것인데 말이다. 그가 성공을 할 수 있었던 가장 큰 이유는 자신이 하고 있는 일에 대한 열정과 소신, 그리고 자부심이었다. 그 때만 해도 학력을 무엇보다도 높게 쳐주었던 사회 분위기에서 자신의 배경에 좌절하지 않고 그냥 끝까지 해내겠다는 믿음이 있었기 때문에 결국에는 성공할 수 있었던 것이다. 이 책을 읽으면서 끊임없이 내가 내 자신에게 던졌던 질문 중의 하나가 '과연 나는 내가 지금 하고 있는 일에 대해 얼만큼 열정을 가지고 덤벼들고 있는가' 였다. 솔직히 작은 일이라도 정말 열심히 한다면 나중에는 그 분야의 전문가가 될 수 있을 터인데, 아직까지 나의 열정은 많이 모자란 듯 보인다. 누구라도 이 분야에서 만큼은 전문가라고 자부할 수 있을 정도로 미쳐야 성공할 수 있다는 것을 새삼스레 깨닫는다. 열정 뿐만이 아니라 자신의 주변에 있는 사람들도 소중하게 대한다면 나중에 자신의 소중한 자산이 될 것이다. 어떤 계산이나 물질적인 이득을 목적으로 사람을 대하지 말고 아무 댓가없이 사람을 대하는 태도야 말로 진정 자기 사람을 얻을 수 있는 비결이다. 똑같이 보이는 돈에도 수많은 표정이 있듯이, 비슷하게 생긴 사람들도 가지각색의 얼굴을 하고 있다. 서로 각기 다른 개성을 가진 사람들이지만 누구에게나 '진심'은 통한다고 생각한다. 저자는 그러한 진심을 가지고 사람을 대했기 때문에 자신의 분야에서도 성공할 수 있었고 정년이 지난 지금도 현직에서 활발히 활동하고 있다. 이것이 바로 인간승리가 아닐까 싶다. 거창한 성공보다 자신의 일에 최선을 다하는 저자의 모습에서 다시금 제대로 된 삶을 살아갈 용기를 얻었다. 우직한 끈기와 열정을 만나고 싶다면 바로 이 책을 집어들길 권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