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기서는 그대 신을 벗어라
임광명 지음 / 클리어마인드 / 2010년 8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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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나라에 이렇게 종교건축이 많았던가? 사실 지금까지 종교건축이라고 하면 일반적으로 흔히 볼 수 있는 성당건물이나 산 속에 있는 절간을 생각하기 쉽다. 그런데 우리나라에도 다양한 종교와 그에 따른 건축물이 있다는 사실은 이 책을 통해서 처음 알았다. 책 제목은 뭔가 거창한 듯한 의미를 담고 있는 것 같지만, 실제로 내용은 그리 심각하지는 않다. 건축에 대한 가벼운 소개글과 에세이 정도로 보면 되겠다.  

일단 이 책의 구성은 크게 4개의 장으로 나누고 그 아래에 다양한 종교 건축물에 대해서 하나씩 컬러 사진과 함께 설명을 하고 있다. 지은이의 생각보다는 인터넷이나 해당 건물 설명서에서 쉽게 찾아볼 수 있는 그런 내용들이 주를 이루고 있다보니, 해당 종교나 건축 양식에 대해서 지식이 부족한 사람들은 약간 읽기가 거북한 대목이 나오는 것도 사실이다. 그렇다고 해서 전문용어에 대해 저자가 친절하게 주를 붙여서 설명을 해주는 것도 아니고, 그냥 궁금한 점이 나오면 독자 스스로 찾아봐야 하는 번거로움이 있다. 그리고 종교 건축은 평면도와 배치도를 보면 좀 더 그 의미를 확실하게 알 수 있는데, 간단한 스케치라도 곁들여주었더라면 그 장소에 가보지 않은 독자로서는 쉽게 공간을 머릿속으로 구성하기가 어려운만큼 이해하기도 쉬웠을 것이다. 최대한 사진을 많이 넣고 설명을 자세히 함으로서 그 한계를 극복해보려고 하기는 했지만 역시 역부족이라는 생각을 이 책을 읽는 내내 떨칠수가 없었다. 건축을 전공했다는 나도 종교에 대해서는 지식이 별로 없기 때문에 그에 해당하는 종교적 의미에 대한 해설은 조금 따라잡기 힘들었다. 그리고 소개하고 있는 건물들이 경상도 쪽에 치우쳐 있어서 약간 지역적으로 편중되어 있다는 생각이 들기는 하지만, 그 덕분에 색다른 지역색도 느낄 수 있었다. 그나마 다행이라고 생각되는 점은 각 건축물 설명의 말미에 그 건축물이 있는 주소가 있어서 이 책을 읽고 나중에 그 건물에 찾아가 보고 싶은 사람은 네비게이션으로 찾아가는 것은 가능하다는 점이다. 그리고 사진이 모두 컬러로 실려 있어서 색감과 형태를 함께 느끼는데 도움이 되었다. 
 

아주 완벽한 한국 종교 건축물에 대한 가이드는 아니지만, 이 책이 시사하는 점은 우리 나라에 존재하는 종교 건축물의 다양성을 다시금 일깨워주었다는데 있다. 건축에 여간해서 관심있는 사람이 아니고서는 이렇게 우리나라에 다양한 종교 건축물이 있을 줄은 꿈에도 몰랐을 것이다. 철근 콘크리트로 만들어진 원형 절이라든지, 피라미드 모양의 성지는 외국에서도 찾아보기 힘든 특이한 건축물이다. 그리 긴 설명은 아니지만, 그래도 짧은 글 안에 함축적으로 해당 건물의 중요한 특징을 잡아내고 있어서 간단하게 그 건물을 개요를 알고 싶은 사람에게는 아주 적합한 책이다. 문학적 작품까지는 아니더라도 종교건축 순례를 하고자 하는 사람들에게 가벼운 가이드가 되기에는 적합하다고 생각된다. 책을 읽으면서 나중에 기회가 된다면 꼭 해당 건물을 방문해보고 싶다는 욕구를 누르느라 꽤나 힘들었다. 무조건 외국의 것을 보고 따라할 것이 아니라 우리나라에도 이런 좋은 건물들이 많다는 사실을 다시금 깨닫게 해준 좋은 기회가 된 책이었다. 우리나라의 다양한 종교 건축을 접하고 싶다면 한 번쯤 읽어볼만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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