좋은 스피치를 위한 교과서

김미경의 아트 스피치 - 대한민국 말하기 교과서
김미경 지음 / 21세기북스 / 2010년 5월

현대 사회에서 말하기의 중요성은 나날이 커져가고 있다. 같은 상품이라도 좀더 말을 잘 하는 사람이 파는 상품은 좋아보이고, 아무리 좋은 상품을 만들어도 설명을 제대로 하지 못한다면 부가가치는 그리 높게 평가되지 못한다. 그래서 스티븐 잡스가 매번 신제품을 발표할 때마다 어떻게 보면 기존에 나와있던 상품을 조금만 생각을 바꾸어서 출시한 것뿐임에도 불구하고 대중들은 열광한다. 출시일에 맞추어 해당 상품을 사기 위해 길게 줄을 서고, 먼저 구입한 사람들은 기뻐서 환호성을 지르기도 한다. 물론 제품의 독창성과 우수성도 그의 주장을 뒷받침 해주었겠지만, 가장 중요한 구매 요인은 CEO의 절묘한 프리젠테이션 능력 때문이라고 생각한다. 상황에 맞도록 적재적소에 적절하게 스피치를 하는 그의 모습은 세계의 많은 사람들의 마음을 휘어잡았다. 이러한 능력은 과연 특정한 사람들만 가능한 것일까? 나도 처음에는 그렇게 생각을 했는데, 이 책을 만난 후로부터는 평범한 사람도 훌륭한 스피치를 할 수 있겠다는 자신감이 들었다.

 

이 책의 저자인 김미경은 유명한 강사이다. 어떤 특정한 분야에 대해서만 말하는 것이 아니라 폭넓은 분야에 대해서 대중들을 설득할 수 있는 스피치 전문가이다. 이 사람이 유명해진 계기는 MBC의 파랑새라는 프로그램 덕분이라는데, TV를 거의 보지 않는 나로서는 조금 생소한 인물이기도 했다. 저자가 강의하는 모습을 직접 보지는 못했지만 이 책을 읽어본 것 만으로도 저자가 상당히 스피치에 대해 전문적인 지식을 가지고 있으며, 내용을 효과적으로 전달하는데 노련한 방법을 가지고 있는 전문가라는 확신이 들었다. 원래 음악을 전공했던 이력이 있어서인지 그의 스피치 강의는 음악에 비유되는 경우가 많다. 훌륭한 음악은 어떠한 언어를 가진 사람과도 충분히 공감을 할 수 있으니 음악과 말하기는 일맥상통하는 점이 있다고 할 수 있겠다.

 

사실 나는 대기업의 일개 사원에 불과한 위치에서 근무하고 있다. 그래서 대중 앞에서 어떤 것을 설명하고 설득해야하는 자리는 가질 기회가 거의 없다고 해도 좋을 것이다.  다른 분야는 잘 모르겠지만, 내가 일하는 분야에서는 적어도 부장의 위치쯤은 되어야 다른 사람들을 설득하고 자신의 의견을 피력하는 자리를 가질 기회가 많다. 어떻게 보면 그 전까지는 스피치에 대해서 문외한인 상태로 회사에서 자신의 위치에서 성실히 근무하다가, 부장이 되면 갑자기 스피치의 귀재가 되어야 하는 현실인 것이다. 준비기간이라는 것은 전무하고 무작정 훈련도 없이 전장으로 나가는 장교의 모습과 비슷하다고 봐도 좋겠다. 아무튼 갑작스럽게 스피치를 잘하게 된다는 것은 불가능하고, 굉장히 많은 노력과 준비가 필요한 것이 바로 스피치이다. 학교에서 잠깐 스피치 수업을 들은 적이 있는데, 5분동안의 이야기를 이끌어 나가는데에도 그리 쉽지 않았다. 첫번째보다는 두번째가 더 나았고, 두번째보다는 세번째가 좀 더 자신감을 가질 수 있었다. 그만큼 연습을 하는 만큼 늘 수 있는 것이 바로 스피치 능력인 듯 싶다.

 

이 책에서는 스피치에 대한 기존 관념을 타파하고 좋은 스피치를 하기 위해서는 어떻게 해야 하는지 셀프 트레이닝 방법을 소개하고 있다. 오프라인에서는 강좌도 운영하고 있다고 하는데, 시간적인 여유나 개인적인 사정이 있어서 학원을 다닐 여건이 안 되는 사람들은 이 책을 꼼꼼하게 따라한다면 많은 도움이 될 것이다. 스피치는 그저 말하는 것이 전부가 아니라, 강약이나 고저, 콘텐츠의 질  등등 신경써야 할 부분이 굉장히 많다. 그리고 처음 스피치를 잘 해야 다음번에도 청중이 자신의 이야기를 듣길 원하기 때문에 처음하는 스피치라도 잘 하는 것이 중요하다. 전문적인 강사의 입장에서, 그리고 청중의 입장에서 고르고 상세하게 설명을 해둔 덕분에 이 책 하나면 왠지 모르게 스피치에 대한 자신감이 붙는다.

 

그동안 대중 앞에서 말하는 것이 무척 두려웠거나 자신이 앞에서 말하면 청중이 외면하는 경우가 많았다면 이 책을 꼭 읽어보길 권한다. 이 책은 좋은 스피치를 꿈꾸는 사람들에게 체계적인 말하기 방법을 알려주는 책으로 스피치에 대한 자신감을 심어줄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