왜 나는 항상 욱하는 걸까 - 사람의 타고난 성격을 읽는 심리학의 지혜
토마스 자움 지음, 엄양선 옮김 / 21세기북스 / 2010년 3월
평점 :
품절


시크한 고양이의 표정이 무척이나 인상적인 이 책의 표지는 왠지 의미심장하다. 거기에 자극적인 책 제목은 호기심 많은 독자의 관심을 끌기에 충분하다. 사실은 나도 책표지에 이끌려서 이 책을 읽게 되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기 때문이다. 절대로 내가 욱하는 성격이기 때문에 이 책을 집어들게 된 것은 아니다. 다만 모든 일에 열정적으로 달려들다보니, 가끔씩은 내질러놓고 후회할 때가 있기는 하다. 아무튼 이런 나의 성격이 어떻게 해서 형성된 것인지 궁금하기도 해서 이 책을 읽게 되었다.

 

일단 이 책을 처음부터 끝까지 읽은 느낌은 뭔가 조금은 아쉽다는 느낌이 강하게 든다. 이 책의 전반적인 내용은 현재 가장 정확하다고 여겨지는 빅 파이브 성격 분석에 대한 설명으로 이루어져 있다. 앞에서는 다양한 성격 분류 방법에 대해서 설명을 해주고 있는데, 저자의 말에 따르면 해당 분류 방법들은 오류가 있었기 때문에 정확하지 않다고 한다. 요즘 많은 사람들이 이용하고 있는 성격 분류 방법은 '빅 파이브'라는 방법에 의거해서 이루어지고 있는데, 이 방법은 보통 MBTI나 기타 성격 검사 들에서 많이 볼 수 있었던 단어들을 쓰고 있어서 설명을 읽는 내내 친숙하다는 느낌이 많이 들었다. 그렇게 해서 성격 분류 방법에 대한 소개가 끝나고 나면 본격적으로 빅파이브의 5가지 성격 유형에 대해 상세하게 설명을 한다. 서로 대조되는 성격에 대해서 설명을 하기 때문에 극단적인 예가 많이 등장한다. 실제적으로는 극단적인 성격을 가진 사람은 많지 않다. 대부분의 사람들이 어떤 성향에 더 가까운 성격을 가지고 있는 것이지, 딱 그 성격이라고 정의할 수는 없는 것이다. 그 때문에 오래 전부터 성격 분류의 연구가 쉽지 않았던 것도 사실이다. 아무튼 이런 다섯가지 성격 유형을 읽다보면 나 뿐만이 아니라 내 주변의 사람들의 성격에 대해서도 다시 한 번 생각해 볼 수 있는 기회가 된다.

 

이 책에서 빅 파이브의 성격 유형 설명 이외에도 중요하게 강조하고 있는 것이 바로 성격의 유전적 요인이다. 보통 사람들은 사람들의 성격이 환경적인 요인에 의해 많이 좌우한다고 하는데, 저자는 환경적인 요인도 어느 정도는 성격 형성에 관여를 하지만, 가장 본질적인 것은 유전자에서부터 성격이 정해진다는 것이다. 그래서 그런지 나는 가족과 함께 있을 때 가장 편안함을 느끼고, 말을 하지 않아도 공감가는 부분이 참으로 많다. 이것은 성격이 비슷한 사람들끼리 모여있기 때문에 형성된 강한 유대감 덕분이 아닐까 싶다. 또한 입양된 아이들이 새 부모의 영향을 많이 받기는 하겠지만, 결과적으로는 자신을 낳아준 부모의 성격을 그대로 가지고 있다는 사실이 굉장히 신기했다.

 

성격 형성이나 분류에 대해서 굉장히 상세하고 알기 쉽게 설명을 하는 이 책에서 내가 아쉬움을 느꼈던 이유는 이 책을 끝까지 읽어도 내가 '욱하는' 이유를 찾을 수 없었기 때문이다. 굉장히 자극적인 제목을 가진 책이기에 너무 기대를 많이 했던 탓일지도 모르겠다. 아예 처음부터 큰 기대를 하지 않았다면 조금은 실망하는 폭이 줄어들었을지도 모르는 일이다. 아무튼 간소하게나마 이 책의 말미에는 자신의 성격을 테스트해 볼 수 있는 문항이 실려있다. 나의 경우에는 예상했던 결과가 나오기는 했는데, 어떤 성향에 지나치게 치우치지 않고 평균적인 값이 많이 나와서 정확하게 나의 기질을 스스로 판단하기는 어려웠다. 심리학론 서적이기 때문에 조금은 지루한 감도 없지 않지만, 대중을 대상으로 쓰여진 책이라 어려운 용어는 나오지 않는다. 평소에 성격 형성에 대해 관심이 있던 독자라면 한 번 쯤 읽어볼 만한 책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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