방황하는 20대 후반 여성들을 위한 책

여자 스물일곱, 너의 힐을 던져라 - 20대 女의 꿈과 성공법
임희영 지음 / 베스트프렌드 / 2009년 10월

내 나이 지금 스물일곱, 뭐든지 해도 좋을 나이이다. 졸업하자마자 직장을 잡았기 때문에 이제 만 2년차 남짓 되어가는데 어느정도 업무도 몸에 익었고, 슬슬 직장에서 인정을 받기 시작했다. 하지만 이 쯤에서 과연 내가 제대로 된 길을 가고 있는 것인지 조바심이 드는 나이이기도 하다. 과연 내가 선택한 이 길이 맞는 길인건지, 아니면 다른 길을 찾아야 할지 살짝 고민이 된다. 너무나도 자신이 선택한 길이 재미있어서 그런 생각을 하지 않는 사람도 물론 있겠지만, 일반적으로 대기업에 들어간 사람이라면 아마도 이런 고민을 대부분 한 번 이상은 하지 않을까 싶다. 지금 나도 그런 고민을 하는 중이라서 그런지 이 책의 제목이 무척이나 끌렸다. 자기계발서는 대부분 30대를 앞둔 여성을 대상으로 쓰여진 책들이 많은데, 굳이 27세를 타겟으로 꼽았다면 뭔가 특별한 이유가 있지 않을까 싶었다. 27세인 지금, 과연 어떤 터닝포인트의 상태이며 어떤 것을 준비해야할지 너무나도 궁금했다.

 

책 목차를 보면 20대 여성들이 궁금해하는 모든 것들이 실려있다. 일과 사랑 두 마리 토끼를 모두 잡고 싶은 현대 여성들에게 어떻게 하면 좋을지 구체적인 방법을 알려준다. 하지만 저자의 이력이 홈쇼핑 호스트였다는 점을 감안하면 저자는 그 쪽 방면에 더 풍부한 지식을 가지고 있다. 특히 파티플래너, 플로리스트 자격증을 가지고 있는지라 아름답게 꾸미는 방법을 제대로 알려준다. 플로리스트는 많은 여성들이 관심을 가질 법한 분야인데, 어떻게 하면 가장 효율적으로 자격증을 취득하고 경험을 쌓을 수 있는지 실질적인 정보를 제공한다. 아쉽지만 나의 관심 분야가 아니라서 나는 술술 그냥 넘기면서 읽었다. 그리고 광고회사에도 다녔던 경험을 살려서 자신을 PR 하는 방법을 살짝 알려주는데, 어떤 면에서는 적용이 가능하겠지만, 완전히 모든 사람에게 적용가능한 방법은 아니기 때문에 자신에게 맞는 방법을 조금씩 변형시켜서 적용해보는 것도 재미있을 듯 하다. 그리고 인터넷 세대답게 온라인을 통해서 인맥을 만들 수 있는 방법 또한 알려준다. 사실 지인을 찾아다니는 것은 굉장히 어렵다. 하지만 인터넷이라면 각 분야의 전문가를 보다 쉽게 찾고 연락할 수 있도록 해준다. 무엇이든 자신이 관심만 있다면 그 분야에 대한 지식은 풍부할테니 저자의 말대로라면 어떤 일이든 못할 것은 없을 듯 하다.

 

조금은 여성적인 취향을 가진 여성들에게 무척이나 자신감을 심어줄 수 있는 그런 책이다. 사실 나는 여성적이라기 보다는 남성적인 성향이 조금 더 강하기 때문에 저자의 여성적인 직업에 대한 취향이나 의견은 나와 다른 부분이 조금 있었다. 사람마다 같은 현상을 보고도 다른 의견을 가질 수 있는 법이니 크게 신경쓰지는 않지만, 약간은 사회적인 현실을 반영하고 있는 점은 왠지 씁쓸하다고나 할까? 물론 여성이 사회에서 완전하게 자리잡기는 어렵지만, 그렇다고 해서 남성이 주로 근무하는 환경에서 자리잡는 것을 아예 포기하고 여성들에게 유리한 직업 쪽으로 우물을 파는 것이 더 현명하다는 조언은 조금 아쉽다. 물론 한 사람의 노력으로 그런 편견을 없애기는 무척이나 어렵겠지만, 여성들이 아예 포기해버린다면 과연 직업적인 남녀평등이 이루어질 수 있을지는 의문이다. 그리고 다소 고압적인 말투도 왠지 식상하다는 느낌을 지울 수 없었다. 그렇다고 해도 열정으로 가득찬 저자의 글이 가슴에 와 닿는 것은 직접 경험한 이야기들을 풀어놓고 있기 때문이 아닐까 싶다. 지금 어떤 일을 해야할지 갈피를 잡지 못하는 20대 후반의 여성이라면 이 책을 한 번 읽어보길 권한다. 나름대로 꽤 도움이 될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