청년 의사, 죽음의 땅에 희망을 심다
로스 도널드슨 지음, 신혜연 옮김 / 에이지21 / 2009년 11월
평점 :
절판


세상에는 큰 뜻을 품고 있는 사람들이 참으로 많다. 어릴 때는 뭔가 다른 사람의 귀감이 될 만한 일을 해야지, 라는 큰 꿈을 품었다가 세월이 흐르면서 그 큰 꿈의 의미가 조금은 퇴색되거나 다른 의미로 변화되는 것 같다. 이 책에 등장하는 청년의사 또한 처음에는 단순히 호기심에 의해서 아프리카에 가게 되었다가 많은 내적인 성장을 거치고 돌아왔다. 모든 병을 완치할 수 있는 백신을 개발한 것은 아니지만, 아프리카의 작은 병원에서 그 누구도 접근하기 거부하는 치명적인 라사열이라는 질병에 맞서서 많은 환자들을 죽음에서 구하고 돌아온 청년 의학도의 모습에서 절실함이 느껴진다.

 

사실 의사라는 직업은 그리 만만한 직업이 아니다. 사람을 살려야한다는 의무가 있으며, 그 의무를 다하지 못했을 때는 굉장히 상처를 많이 받을 수 밖에 없다. 최선을 다했음에도 불구하고 자신이 돌본 환자가 죽는다면 그것은 이미 사람의 손을 떠난 신의 뜻일 수도 있으나 해당 환자를 담당했던 의사의 입장에서는 그래도 아쉬움이 남을 수 밖에 없다. 그래서 나는 의사라는 직업을 선택한 사람들이 참으로 대단하게 보인다. 특히 환자를 돌보는 의사도 감염의 위험이 높은 전염병을 다루는 의사들은 희생정신으로 똘똘히 뭉친 사람들이라 볼 수 있다.

 

이 책을 통해서 나는 라사열이라는 질병이 있는 줄 처음 알았다. 이 책에 나와있는 라사열에 대한 설명은 보는 것만으로도 끔찍했고, 그 병을 앓고 있는 환자들이나 가족들에게 고통과 안타까움을 안겨주는 치명적인 병이다. 너무나도 열악한 생활환경에 노출되어 있기 때문에 감염되는 병으로 조금만 청결한 위생상태와 음식 상태를 유지한다면 그런 병에는 걸리지 않을텐데, 이 세상에는 모든 것을 공평하게 나누어 가지기에는 자본의 힘이 모자라나 보다.

 

특정 지역에서 주로 발병하는 라사열을 연구하기 위해 저자는 직접 아프리카로 떠났다. 그 곳에서 그는 턱없이 부족한 치료 인력과 백신의 소중함을 체험하고 아직 의학을 배우는 학생의 입장이었지만, 잠시동안 자리를 비운 의사를 대신해서 환자를 치료하는 소중한 경험까지 쌓고 돌아왔다. 환자들을 대하는 과정이 그리 쉽지 않았고 다시 고국으로 돌아온 후에 스스로도 다른 종류의 질병을 앓게 되어 환자의 입장까지 알게 되는 계기가 되었다. 그런 일련의 경험들이 바로 이 책이 만들어지게 된 과정이면서 전체 내용이다.

 

보통 사람들은 의사라고 하면 굉장히 풍요로운 직업으로 인식을 하나, 세상에는 보이지 않는 바이러스와 싸우는 열정적인 의사들도 얼마든지 있다. 환자 한 명을 살리기 위해서 밤낮을 지새우기도 하며, 자신의 목숨을 걸고 전염병 환자를 치료하는 의사도 있다. 나는 이 책을 읽으면서 자신의 직업에 대해 투철한 직업의식을 가진 저자를 보면서 삶의 열정을 다시금 되찾는 듯한 느낌을 많이 받았다. 의사라는 직업에 대해 다소 편견을 가지고 있는 사람이나, 의사가 되고 싶은 사람들에게 꼭 한 번 읽어보라고 권해주고 싶은 책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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