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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 緣 - 닿아도 닿지 않은 끝나도 끝나지 않은
선업 지음 / 갤리온 / 2008년 11월
평점 :
품절
우연히 인터넷 서핑을 하다가 이 책에 대한 서평을 보게 되었다. 그리 긴 서평은 아니었지만, 그 서평을 읽고나니 왠지 무척이나 읽고 싶은 책이 되어 버려서 나도 모르게 인터넷 서점의 장바구니에 담아서 주문을 해버렸다. 원래 할인을 받지 않으면 책을 잘 사는 편이 아니라서 조금 망설이기는 했지만, 요즘같이 마음이 심하게 흔들리고 있는 시기에 한 번쯤 읽어보면 좋지 않을까 싶어서 과감하게 주문하고 결재를 했다. 요즘에는 인터넷 서점이 무척이나 활성화 되어 있어서 집에서 주문하면 하루만에 집으로 책이 안전하게 포장되어 날아온다. 이 책도 그렇게 해서 내 손에 들어오게 되었다.
책을 처음 본 느낌은 굉장히 순수하다는 것이었다. 하얀색 표지에, 진주빛 커버로 씌워져 있는 책표지는 마치 함부로 다루면 안될 것 같은 생각을 들게 만든다. 게다가 안에 있는 내지는 너무나도 고운 장미무늬 프린트이다. 혹여나 책이 상할까봐 조심스레 책을 펼쳐든다. 이런 책은 180도로 펼쳐서 읽지도 못하고, 90도 상태를 유지하면서 책을 읽게 되기 때문에 책을 읽는 내내 경건한 마음이 든다. 그리고 책의 저자가 의외로 스님이다보니 전체적인 분위기 자체가 조용조용하다.
속세에는 인연이 없을 것 같은 스님이 알려주는 사랑이야기라니, 뭔가 특이하지 않은가? 연애 및 인생 상담을 전문적으로 하는 스님이 쓴 책답게, 책의 목차는 내용별로 참으로 정갈하게 정리되어 있다. 굳이 처음부터 끝까지 읽을 필요가 없이, 내가 지금 처해있는 상황에 맞는 글을 읽으면 참으로 많은 위로가 된다. 그리고 지금 사랑을 하고 있지 않더라도 이 책을 읽고 나면 왠지 사랑을 해야할 것 같은 느낌이 든다. 아무리 힘들고 어려운 사랑을 경험했더라도 그러한 경험들이 나중에는 좋은 추억이 된다는 말이 억지스럽지 않고 자연스럽게 수긍이 간다. 사실 우리는 수많은 사람들을 만나고 또 헤어짐을 반복한다. 그런 와중에서 어떻게 하면 나의 인연을 찾을 수 있을지는 아직도 미지수이지만, 그래도 왠지 한 사람은 있지 않을까 하는 기대감을 항상 가지고 사는 것 같다.
사랑때문에 많이 힘들었다면, 그리고 예전 기억으로 인해 사랑에 대한 두려움을 가지고 있는 사람이라면 꼭 이 책을 읽어보라고 강력 추천한다. 이 책을 읽는 모든 이들에게 마음의 촉촉한 단비가 되어줄 것이라고 나는 확신하기 때문이다. 끊임없이 사랑에 대해 목말라하는 나에게 이 책은 가까이 두고 시간날 때마다 들춰보고 싶은 책이 되었다. 작은 책 한 권이 많은 사람들에게 좋은 휴식이 되었으면 하는 바람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