보트 Young Author Series 1
남 레 지음, 조동섭 옮김 / 에이지21 / 2009년 9월
평점 :
절판


 
여기에는 참 다양한 사람들이 등장한다. 베트남 뿐만이 아니라 어떻게 보면 소수, 약자라고 불리는 사람들의 이야기가 가득 실려있다. 이 소설에 등장하는 사람들의 이야기는 그저 남의 이야기만은 아니다. 어떻게 보면 나의 이야기가 될 수도 있고, 우리 주변에 있는 사람들의 이야기가 될 수도 있다. 하지만 가장 중요한 것은 여기에 등장하는 사람들은 참으로 진실된 모습을 가진 사람들이라는 사실이다. 주인공들은 모두 하나같이 순수해서 사실 독자들에게는 많은 공감을 불러 일으킨다. '보트'라는 책 제목을 처음 보았을 때, 아 난민의 이야기구나, 라는 생각을 했었다. 물론 이 책의 가장 마지막에 있는 단편에 실려있는 이야기이기도 하다. 하지만 그 외에 다른 단편들도 아마 정처없이 바다를 떠도는 난민과도 같은 인간의 모습을 그리고 있기 때문에 왠지 모를 일맥상통이 느껴진다.

 

사실 나는 우울한 소설은 별로 좋아하지 않는다. 조금은 빡빡한 일상 생활을 탈출하기 위한다는 목적 아래 독서를 즐겨 하기 때문에 평소에는 경험하기 어려운 색다른 소설을 즐겨 읽는다. 하지만 그럼에도 불구하고 이 책은 책을 읽는 독자로 하여금 자꾸만 손이 가게 만드는 매력이 있다. 짧은 단편이지만 과연 주인공의 결말은 어떻게 될 지 궁금하기도 하고, 어려운 상황을 주인공들은 어떻게 극복해나가는지 궁금하기도 하여 계속 읽게 된다.

 

혹자는 인생은 여행이라고 말한다. 끊임없이 자기 자신을 찾으면서 진정한 모습을 발견하기 위한 여행이 인생이 아닐까 싶다. 하지만 일상 생활 속에 그저 흘러가는대로 있는다면 보다 폭넓은 경험의 기회가 적어지기 때문에 진정한 의미를 발견하는 것도 쉽지 않을 수 있다. 이를 보완하기 위해서 우리는 끊임없이 책을 읽는 것이 아닐까 싶다. 소설 속에 등장하는 인물들을 보면서 현재 나의 모습과 비교해볼 수도 있고, 그들이 처한 상황에서 나라면 어떻게 행동했을지 생각해보기도 한다. 각 단편들의 결말은 사실 왠지 허무하면서도 당연히 그렇게 되겠지, 라는 생각을 들게 만든다. 극적인 내용들은 없지만 무미건조함 속에서도 일관적인 우리의 일상을 엿볼 수 있다는 점이 이 소설의 매력이 아닐까 싶다. 나도 충분히 사회적인 약자로서 주인공들의 기분에 공감가는 내용이 참으로 많았다. 왠지 무기력하다는 느낌이 들 때, 작지만 큰 힘을 가진 이 단편집을 한 번 읽어보라고 권하고 싶다. 다 읽고나면 가슴 깊숙한 곳에서 나오는 생명력이 느껴질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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