열혈교사 도전기 - 아이들이 꿈꾸는 희망 교육 Social Shift Series 6
웬디 콥 지음, 최유강 옮김 / 에이지21 / 2009년 7월
평점 :
절판



학창 시절에 정말 좋은 선생님을 만난다는 것을 학생에게 가장 큰 행복이 아닐까 싶다. 나도 초등학교부터 대학교까지 수많은 교사들을 만나왔지만, 정말 아이들을 사랑하고 열정적으로 가르쳤던 분은 단 한 분 밖에 없었다. 나머지 선생님들을 교육자의 본분에는 충실했지만, 마음으로 다가올 정도로 열정을 쏟지는 않았던 것으로 기억된다. 초등학교 때 항상 새로운 프로그램을 기획하고 나름대로의 교수법으로 모든 아이들에게 공부에 흥미를 느끼게 하고자 했던 나의 은사님은 지금은 연락이 되지 않지만 그 얼굴만큼은 아주 똑똑히 기억하고 있다. 사람 얼굴을 잘 기억하지 못하는 나에게 15년이 지난 지금까지도 뇌리에서 사라지지 않는 사람이 있다는 것은 참으로 대단하지 않은 수 없다. 특별히 어떤 교과적인 지식을 배웠다기 보다는, 정말 재미있게 학창시절을 보냈다는 추억이 강하게 남아있다.

 

우리나라는 공립학교가 대부분이고 소수의 사립학교가 존재하고 있는데, 사실 지역적인 차이는 극히 일부 지역을 제외하고는 크게 다르지 않다. 특히 공립학교에 있는 선생님들의 수준은 나름대로 평준화가 이루어져있다고 생각한다. 물론 우리나라의 교육도 개선해야할 점이 무척이나 많지만, 그래도 모든 아이들에게 공평한 교육의 기회를 제공하고 있다는 점에서는 괜찮은 수준이라고 할 수 있겠다. 여기에는 우리나라 학부모들의 높은 교육열도 한 몫 했을 것이다. 그런데 미국은 나라가 굉장히 큰 만큼 교육의 수준도 다양하게 나타난다. 내가 이전부터 알고 있던 사실은 아니고, 이 책을 읽으면서 알게 된 사실이다. 모든 면에서 우수하리라고 생각했던 경제 대국도 소득수준이 높은 지역에서는 교육 성취도가 높게 나타나지만, 소득 수준이 낮은 지역에서는 읽기와 쓰기조차 제대로 못하는 학생들이 수두룩하다는 점은 사실 조금 충격적이었다.

 

그리고 이러한 교육적 불균형을 해소하기 위해 한 대학 졸업생이 사회 단체를 만들었다. 어떤 단체를 만들고 이끌어나간다는 것은 결코 쉬운일이 아니다. 사회적 경험이 전무한 상태에서 많은 사람들을 끌어들이는 일은 쉽지 않다. 그런데 예상외로 많은 사람들이 이 단체의 취지에 대해서 공감하고 지원을 한다는 점도 미국 사회의 기부에 대한 인식을 엿볼수 있는 부분이었다. 사실 우리나라는 기부를 해도 세금의 혜택이 별로 없기 때문에 기업들이 많은 기부를 하지 않는다. 하지만 미국 사회는 철저하게 기부를 장려하고 있어서 내가 기부를 한 만큼 보상을 해주는 착한 제도가 마련되어 있다. 물론 이러한 기부 문화가 보급되어 있다고 하더라도 아무런 성과가 보이지 않는 단체에는 누구든 지원을 해주기를 꺼려할 것이다. 하지만 주인공의 적극적인 노력과 명확한 비전 제시로 인해 TFA가 탄생하게 되었다.

 

Teach For America 라는 단체는 그 이름 만큼이나 확고한 목표를 가지고 있다. 아무것도 없는 상태에서 맨 땅에 헤딩하는 주인공의 모습을 보면서 왠지 모를 경이로움과 존경심이 들었다고나 할까. 물론 취지는 누구나 공감하지만 실제로 그 일을 실천에 옮기는 일은 쉽지 않다. 더군다나 경영에 대한 기초지식은 없고, 단지 교육에 대한 열정만 가지고 이 일에 도전하는 자세가 사실 누구나 할 수 있는 일은 아닐 것이다. 하지만 주인공은 바로 행동으로 옮겼고, 그 결과 TFA는 현재 미국 사회 내에서 탄탄한 기반으로 자리잡은 비영리 교육단체가 되었다. 이러한 모든 성과가 하루아침에 이루어진 것은 아니다. TFA를 이러한 자리에까지 올려놓기 위해서는 주인공 뿐만이 아니라 스태프들은 수많은 땀방울과 노력이 있었기에 이룰 수 있었던 결과이다.

 

이 책을 통해서 교육의 불균형이라는 사회적인 문제에 대해서 다시금 생각해보게 되었고, 우리나라의 어린이들은 어떤 교육을 제공받고 있는지에 대해 새로운 관심이 생겼다. 내가 지금의 직장 생활을 무사히 하고 있는 것도 결국은 교육의 힘이 아닐까 싶은데, 혹시라도 어려운 환경에서 그 기회조차 제공받지 못하고 있는 어린이가 있다면 적극적으로 도와주고 싶다. 비록 큰 돈이 아니더라도 분명히 내가 할 수 있는 일들이 있을 것이다. 그리고 나 자신이 확고한 목표만 가지고 있다면 어떤 일이든지 이루어 낼 수 있겠다는 자신감도 덤으로 얻었다. 나아가는 방향은 다르지만, 열정만은 주인공을 닮고 싶다.

 

참으로 오랜만에 열정으로 똘똘 뭉친 책을 만났다. 앞으로도 이런 사람들을 많이 만날 수 있는 기회가 있었으면 좋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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