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도 여행자들의 진짜 인도 이야기

그래! 인디아 - 엉뚱발랄 15인의 발칙한 보고서
하정아 지음 / 나무수 / 2009년 5월

인도는 항상 뭔가 신기할 것만 같은 나라다. 수많은 작가들이 인도 기행을 썼고, 그 기행문이 베스트셀러로 불티나게 팔린 경험도 있다. 인도이기에 다른 나라에는 없을 뭔가 독특한 것이 있을 것만 같아서 그들의 기행문을 읽는 것만으로도 '난 꼭 인도에 가고 말거야!'하는 다짐을 하게 만든다. 그래서 이 책을 꼭 읽고 싶었다. 유수한 작가들의 시적인 문장이 아니라 보통 사람들이 보고 느낀 실제 인도는 어떤지 무척이나 궁금했기 때문이다. 책 자체가 구어체로 되어 있어서 마치 TV 다큐멘터리를 보는 듯 술술 책장이 넘어간다. 그리고 책장 곳곳에 숨어 있는, 그들이 직접 찍은 사진들은 그들의 인도 여행을 더욱 리얼하게 느껴지도록 만들고 있다.

 

인도는 모든 사람들에게 신비로움을 주는 나라이지만, 실제로 그 곳을 여행한 사람들에게는 막상 그렇지만도 않다. 조금만 잘못하면 가지고 온 돈을 한 방에 사기당할 수도 있고, 심지어는 도둑맞기도 한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사람들이 끊임없이 인도를 여행하는 이유는 나 자신에 대한 불굴의 의지를 다지기 위해서라고나 할까. 스스로의 인내심을 시험하면서 자연스럽게 그들의 문화에 적응해나가는 과정이 인도에 많은 사람들이 매료된 이유가 아닐까 싶다. 다채로운 인도의 문화도 물론 감탄이 나올만 하지만, 한 번 이상 인도에 다녀온 사람들은 모두 사람이 보물이라는 말을 많이 한다. 그만큼 인구가 많고 많은 사람들 속에서 다양한 개성을 가진 사람들을 만날 수 있는 곳이기에 사람을 좋아하는 사람들은 꼭 가보고 싶은 나라가 된 것 같다.

 

일반적으로 여행을 많이 하기 어려운 직장인들은 책을 통해서 대리 만족을 얻는다. 나는 비록 그 나라에 가보지 못했더라도 다른 사람이 열심히 보고 듣고 온 이야기들을 읽으면서 책을 읽는 그 순간만은 내가 그 나라에 다녀온 것만 같은 착각을 하게 되는 것이다. 나 자신도 여행을 무척이나 좋아하지만, 지금 하고 있는 일도 좋아하기 때문에 차마 일을 버리고 여행을 떠나겠다는 말을 하기는 어렵다. 대신에 이런 여행 서적들을 읽으면서 여행에 대한 굶주림을 달래곤 한다. 여기에는 인도에서 수많은 어려움을 겪은 사람들의 이야기가 미화되지 않고 거의 실제적으로 나와있다. 아마도 정말 인도에 가고자 하는 사람에게는 좋은 가이드가 될 것이고, 아직 인도에 가보지 못한 사람들에게는 요즘 인도 여행하기란 어떨지에 대해서 가장 정확한 정보를 알려주는 책이 될 것 같다.

 

이 책을 읽고나니 더더욱 인도가 가고 싶어진다. 15인의 이야기를 종합해보니, 한달정도 가지고는 인도를 느끼기 어려울 듯 한데, 언제쯤 인도를 방문할 수 있을까? 인도에 가게 될 그 날 까지, 부지런히 인도에 대해서 공부해놓아야겠다. 인도에 다녀온 사람에게는 왠지 아련한 향수를, 아직 가보지 못한 사람에게는 막연한 동경을 느끼게 해주는 멋진 책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