독서 초보를 위한 안내서

하이힐 신고 독서하기 - 그녀들처럼 성공하는 지적인 자기계발 독서법
윤정은 지음 / 애플북스 / 2009년 5월

이 책은 뭐랄까, 책을 굉장히 좋아하는 한 여성의 개인적인 책 이야기이다. 책을 좋아하는 사람들이 일반적으로 그렇듯이, 나와는 다른 사람들은 어떤 식으로 책을 읽고 느끼는지 궁금했다. 왠지 모르게 도발적인 책 제목도 그렇고, 표지의 다소곳한 여성이 나도 모르게 이 책을 읽게 만들었다. 책 읽기를 무척이나 좋아하는 나는 예전이나 지금이나 단 하루라도 책이 없으면 뭔가 허전하다. 나에게 책이란 거의 밥과도 같은 존재이기 때문에 책의 중요성에 대해서는 두번 강조하지 않아도 충분히 알고 있다. 독서에 관한 경험이 풍부한 나와 같은 독자에게는 조금 허전한 느낌을 주는 책이 아닌가 싶다.

 

총 4개의 장으로 구성되어 있는데, 첫번째 장은 자신이 독서에 대해 가지는 감상을 적어놓고 있고, 두번째, 세번째 장에서는 독서를 무척이나 좋아하던 여성들의 이야기를 간단하게 추려놓았다. 마지막으로 내가 가장 읽고 싶었던 마지막 장은 효과적인 독서법에 대해서 자신만의 노하우와 경험을 곁들여서 짤막하게 적어놓았다. 아마도 책을 별로 가까이 하지 않았던 사람이라면 저자가 하는 말들이 굉장히 설득적으로 다가올 것이라는 생각이 든다. 수많은 페이지에 걸쳐서 왜 책을 읽어야 하는가! 에 대한 중요성에 대해 장황하게 설명하고 있기 때문이다. 하지만 앞에서도 언급했듯이 나는 이미 책에 중독될대로 되어버린 책벌레이다. 그래서 저자의 말에 대해 가볍게 고개를 끄덕이며, 그리고 조금은 지루하다는 느낌으로 책을 읽어나갔다. 이렇게 장황하게 설명하지 않아도 책은 이미 내 몸의 일부가 되어버렸는데, 같은 말을 계속 읽으려니 약간은 피곤했던 것도 사실이다. 그리고 가장 기대했던 마지막 장에 이르러서는 약간 실망했다. 뭔가 대단한 비법이 있을 줄 알았는데, 사실은 이미 내가 다 알고 있거나 이미 실천하고 있는 방법들이 대부분이었기 때문이다. 아마 이 책의 목차를 본다면 대략의 내용은 짐작이 갈 것이다. 목차보다 더 많은 내용을 기대해서는 안된다. 가장 멋진 문장들을 제목으로 만들어 놓았고, 그 밑에 있는 내용들을 부가적인 설명에 지나지 않는다. 이와 같이 나에게는 조금 실망을 안겨준 책이지만, 책에 대해 무한한 애정을 쏟고 있는 사람이 나 하나 뿐만이 아니라 이와 같은 동지도 있구나 하는 동질감은 얻을 수 있었다.

 

책이라면 질색인 사람에게 조심스레 건네준다면 꽤 재미있게 읽을 수 있을 듯 하다. 그리고 앞으로 책을 많이 읽어야 하겠구나, 하는 다짐도 같이 받아낼 수 있을지 모르겠다. 아무튼 이 책에는 작가 자신의 이야기가 더 많이 들어갔다면 훨씬더 재미있었을 텐데, 다른 사람들의 이야기가 더 많이 실려 있어서 실제 리얼리티는 약간 떨어진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지금까지 책을 별로 읽어야할 필요성을 못 느꼈던 사람이라면 한 번쯤 읽어볼만한 책이라고 하겠다. 책 말미에 저자가 소개해준 책을 한 번 들춰보는 것도 좋은 방법일게다. 무엇보다 책을 통해 새로운 세상을 느낄 수 있다는 사실을 새삼스레 깨달았다. 아무리 문명이 발전하더라도 나에게는 책이 가장 좋은 친구로 오래도록 남을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