뇌와 마음의 정리술
쓰키야마 다카시 지음, 황미숙 옮김 / 어문학사 / 2009년 1월
평점 :
절판


 
표지만 보면 '이게 뭐야?' 할 정도로 무척이나 심심하다. 심심하다 못해 마치 전문 의학서적인 양 지독한 단순함마저 느껴진다. 어찌나 멋없는 표지디자인인지, 한 눈에 봐도 별로 끌리지 않는 책임에는 틀림없다. 그래도 이 책을 펼쳐들게 된 것은 책 뒷편에 쓰여져 있는 소개 글귀 때문이다.

 

「 할 일이 너무 많을 때 어떻게 생각을 정리하면 되는가? 」

 

이 외에도 3가지 질문이 더 있었지만, 이 질문이 가장 마음에 와 닿았다. 그렇다면 이 책 안에 그 문제에 대한 해답이 있다는 말이 아니겠는가. 책 표지에 대해 약간 집착이 있는 나는, 조금은 내키지 않는 마음으로 조심스럽게 이 책을 펼쳐들었다.

 

책을 펼쳐든 순간, '와-' 하는 탄성이 절로 나왔다. 굉장히 보기 쉬운 적당한 내부 활자 편집에 내용 또한 단순 명료하여 독자로 하여금 필요한 정보만 쏙쏙 머리에 들어가도록 깔끔한 책 구성이 돋보이는 책이었던 것이다. 역시 책과 사람은 겉만 보고 판단해서는 안되는 법인가 보다.

 

제목은 왠지 거창하지만, 이 책에서 제시하고 있는 해결책들은 비교적 게으른 나도 손쉽게 따라할 수 있을 정도로 간단하다. 나는 공부를 하거나 어떤 중요한 일을 하기 전에 항상 책상정리를 한다. 왠지 모르게 책상정리를 하고 다른 일을 시작하면 마음이 차분하게 정리되는 것 같아서 그렇게 했는데, 이것 또한 의학적으로 어떤 근거가 있는 행동인지는 몰랐었다. 이 책을 통해 책상정리를 한다는 것이 작업 의욕을 높이는 행위가 된다는 사실을 처음 알았다. 무엇이든 처음부터 어려운 일을 하려고 덤비면 해결하기 어렵다. 조금씩 준비운동을 하면서 뇌를 단련시켜 나가는 것이 보다 좋은 결과를 낼 수 있다는 것이다.

 

또한 내일 할 일은 전 날 저녁에 기록을 해두는 것이 좋다는 것도 새삼스레 깨달았다. 나도 이 방법을 예전부터 써먹고 있었는데, 다음날 아침에 할 일 목록을 적으면 잘 기억이 나지 않아서 애먹었던 적이 있다. 그 이후로는 내일의 할 일을 전 날 저녁에 노트에 적어서 정리하고, 다음날 아침에는 간단하게 훑어보는 식으로 하루를 시작하는데, 일의 효율을 높이는데도 큰 효과가 있었다. 할 일 목록을 만드는 것은 개인적으로도 큰 도움이 된다고 이 책에서는 강조하고 있다.

 

그리고 기억을 강화시키기 위해서는 '입력'보다 '출력'이 중요하다는 사실!  사실 입력은 굉장히 쉬운 작업이다. 쓱- 보고 지나가기만 해도 머릿속에 어떤 정보가 입력되는 것인데, 그 정보를 내가 실제로 활용하기 위해서는 반드시 출력과정을 거쳐야 완전히 내 것이 된다는 것이다. 출력의 방법은 여러가지가 있겠지만, 다른 사람에게 설명하는 방법이 가장 효과적이라고 한다. 워낙 설명을 잘 못하는 나로서는 끊임없이 트레이닝을 해보아야 겠다. 지금은 다른 사람들에게 설명할 기회가 별로 없지만, 직급이 올라가면 갈수록 설명해야 할 일들이 많다. 그 때 체계적으로 줄줄 설명할 수 있다면 그처럼 멋있게 보이는 일도 없을 것이다.

 

이외에도 이 책에는 자신의 감정을 조절하는 법과 아이디어를 도출하는 방법 또한 소개하고 있다. 뇌신경 전문의가 쓴 책이라 그런지 의학적으로도 굉장히 믿음이 가고, 설명을 알기 쉽고도 조리있게 잘 해놓았다. 게다가 각 단락의 끝에는 해당 문단의 핵심 문장들을 따로 빼놓아서 나중에는 그 부분만 따로 떼어서 읽어봐도 핵심은 정확하게 파악할 수 있다. 책이 별로 두껍지 않고 내용 또한 어렵지 않기 때문에 집중만 한다면 금방 읽을 수 있다. 그동안 똑 같은 내용의 수많은 자기 계발서에 지쳐있는 사람이라면, 이 책을 한 번 읽어볼 것을 권한다. 자신의 뇌를 정확하게 이해하고 활용할 수 있는 방법을 실천함으로써 보다 활기차고 진취적인 자세로 변할 수 있는 기회를 접할 수 있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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