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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녕, D - 기계치도 사랑한 디지털 노트
김정철 지음 / 북폴리오 / 2009년 1월
평점 :
절판
디지털 제품을 굉장히 많이 쓰고 있지만, 정작 그 내용을 정확히 알고 있는 사람은 드물다. 요즘 많은 기업들이 상품 광고를 할 때, 광고 모델이나 감성을 기능보다 더 앞세우기 때문에 정확한 정보도 없이 그저 비싼 제품이 좋을 것만 같아서 구입하는 사람들도 은근히 많을 것이다. 반면에 나처럼 무조건 저렴한 제품만을 찾는 사람들도 있다. 하지만 물건을 사고나서 아차, 싶었던 적이 분명 한두번은 있었을 것이다. 내가 원하던 기능은 이게 아니었는데, 라거나 별로 필요도 없는 기능이 있는 제품을 너무 비싼 가격에 샀다거나 하는 등 여러가지 경우가 있을 수 있다.
이 책은 디지털 문화에 익숙하지만, 정작 내용은 잘 모르는 초보자들을 위해서 친절하게 디지털 제품의 기본적인 용어들과 배경을 설명해 놓은 책이다. 초보자들을 대상으로 쓰여졌기 때문에 중급 이상자들의 지식인들에게는 너무나 식상할 수도 있는 정보지만, 나같은 초심자에게는 이보다는 더 좋을 수 없는 친절한 안내서이다. 각 단락의 첫머리에는 대화식으로 이야기를 풀어가면서 해당 아이템에 대한 짤막한 역사도 소개된다. 발전 과정을 읽다보면 그 제품을 보다 잘 이해할 수 있는 바탕이 되기 때문에 현재의 위상을 지키고 있는 브랜드들이 어떠한 과정을 통해서 성장했는지 알아가는 것도 꽤 쏠쏠한 재미가 있다. 게다가 실제 제품 모델들을 대상으로 설명하고 있어서 생동감이 아주 생생하게 느껴진다. 마지막에는 해당 디지털 제품을 구매하는 기본 가이드까지 제시하고 있어서 앞으로 디지털 제품을 살 때는 나름대로 똑똑한 소비자가 될 수 있겠다는 자신감이 든다.
이 책에서 다루고 있는 디지털 제품들은 우리가 은근히 쉽게 사고 바꾸는 제품들이다. 컴퓨터, 휴대폰, 노트북, MP3, 게임기, IT 요렇게 총 6가지의 아이템들을 다루고 있다. 안그래도 집에서 서브 컴퓨터용으로 쓰고 있던 노트북이 수명을 다해가는터라, 새로 구입할까 싶었는데 이 책을 읽고나니 왠지 모르게 개운한 느낌마저 든다. 외국에서는 노트북이 아니라 '랩탑'이라고 불리고 있으니 이런 정보도 알아두면 유익하겠다. '노트북'의 유래가 일본 브랜드에서 나온 단어라는 것도 이번에 처음 알았다.
책 내부 구성도 올 컬러로 굉장히 깔끔하게 되어 있다. 감각적인 사진들이 각 페이지마다 적재적소에 실려있어서 읽는 재미를 더해준다. 사실 정보전달용의 책들은 자칫 잘못하면 지루하기 쉽기 때문에 책 디자인이 중요한데, 이 책을 읽는 동안은 너무 재미있어서 정말 순식간에 다 읽어버렸다. 소설류에만 익숙해져있던 내가 신나게 읽었다면 이 책이 얼마나 꼼꼼하게 잘 구성되었는지 알 수 있을 것이다. 마치 유명한 블로그의 글을 읽는 듯한 느낌이라면 딱 알맞은 비유겠다.
디지털은 이제 선택이 아닌 필수가 되어버렸다. 조금만 전문적인 내용으로 들어가면 낯설게 느껴지던 디지털 제품들이 이 책을 읽고나니 한층 친근하게 느껴진다. 나 말고도 디지털이 뭔지 제대로 모르겠다고 생각하시던 분들은 이 책을 한 번 읽어보길 권한다. 전문가는 아니더라도 적어도 눈 뜬 장님은 벗어날 수 있을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