청바지 세상을 점령하다 - TBWA KOREA가 청바지를 분석하다
TBWA KOREA 지음 / 알마 / 2008년 1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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청바지는 참으로 무난한 패션 아이템이다. 뭘 입어야 할지 고민스러울 때, 편하게 입고 싶으면 꺼내입는 것이 바로 청바지이다. 청바지가 이미 한 벌 있으면서도 계속 사게되는 것도 습관인 것 같다. 완전 타이트하게 붙는 스키니에서부터, 조금은 길게 보인다는 부츠컷, 정말 편하게 입고 싶을 때 가끔 꺼내 입는 일자 통바지까지. 그래도 청바지는 약간 타이트하게 입는 것이 가장 예쁘다. 물론 이것은 지극히 개인적인 내 생각이다.

 

거의 10년 이상을 입으면서도 청바지에 대해서 깊이 생각해본 적은 없다. 그런데 청바지에 대해서 깊이있는 탐구를 한 사람들이 있었으니, TBWA KOREA 신입사원들이 바로 그들이다. 사실 나는 광고와는 전혀 관계없는 업종에 종사하고 있기 때문에 이 회사가 이 분야에서 얼마나 인지도가 있는지는 잘 모른다. 하지만 이 책에 실린 꽤나 감각적인 편집과 사고를 보았을 때, 실력있는 회사라는 느낌이 들었다. 광고라는 업종 자체가 짧은 시간 내에 사람들의 시선을 사로잡아야 하는 만큼, 이책을 읽는 내내 지루하지는 않았다. 하지만 그렇다고 해서 엄청나게 재미있는 것도 아니다. 단지 청바지에 대해 조금더 깊이 생각하는 계기가 되었다고 하는 것이 정확하겠다. 다양한 사진들로 멋지게 전 페이지를 올컬러로 인쇄했기 때문에 한 권의 예쁜 그림책을 읽는 느낌이었다.

 

가장 재미있었던 부분은 청바지의 역사에 관해서 쓴 첫장이었다. 리바이스가 처음으로 청바지를 만든 회사라는 것은 알고 있었지만, 어떻게 해서 만들어졌는지는 잘 알지 못했었는데 이번 기회에 확실하게 알았다. 그 당시의 광고를 보는 재미도 쏠쏠하다. 청바지 끝단에 있는 리벳이 당연한 것인 줄 알았는데, 나름대로 특허였다니, 신선하다. 이 책의 초중반을 넘어서면서 부터는 청바지의 이념에 대해서 논하기 시작한다. 얼마나 진보적이면서 반항적인 의미를 가지는 것인지 나름 간단하면서도 조금은 장황하게 설명하는데 솔직히 약간 지루했다. 화려한 사진들이 아니었다면 결코 쉽게 넘길 수 없었을 것이다. 청바지 하나에 무슨 의미를 그렇게 많이 담으려고 하는지... 답답한 느낌도 들었다. 그냥 패션의 일부로만 생각했던 청바지가 이렇게 깊은 의미를 갖고 있다는 사실에 조금 놀라기도 했다. 그런데 청바지를 입는 사람들은 정작 이런 의미를 생각하고 입지는 않는다. 과거에는 어떤 이념을 가진 일부 사람들이 입었을지도 몰라도, 지금은 크게 의미를 담지 않는다는 것이 나의 생각이다.

 

지나치게 격식을 차려야하는 자리가 아닌 경우가 아닐때를 제외하고 언제든 입을 수 있는 청바지. 이 옷을 발명한 사람은 정말 대단하다. 조금의 발상만 전환한다면 사람들의 생활속에 오래오래 남을 수 있는 그런 자취를 남길 수 있다. 청바지도 그런 부류의 일환으로 생각하면 되겠다. 앞으로 청바지를 대하는 나의 자세가 조금은 달라진 것 같다. 패션에 대해 관심이 많은 사람이나, 다양한 타이포그라피 디자인 등에 관심 많은 사람들에게 특별히 추천하고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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