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의실에 찾아온 유학자들 - 공자에서 정약용까지, 대표 유학자 13인이 말하다
백민정 지음 / 사계절 / 2007년 12월
평점 :
절판


평소에 유학이라고 하면 고리타분하다는 생각을 지우기는 어렵다. 굉장히 역사가 오래된 학문이고, 또 우리나라에도 많은 영향을 주면서 역사를 좌지우지 했던 사상이기 때문에 그렇지 않은가 싶다. 그래서 어렸을 때 난 내가 다소 뒤처진 듯한 동양보다는 왠지 반짝거리고, 논리 정연한 서양의 문화를 더 좋아하고 가까이 접했던 것 같다.

하지만 시간이 지나고 여러 경험을 통해 나는 어떻게 해도 본질은 한국인이라는 사실을 새삼스레 느끼게 되었다. 그러면 한국 사람으로서 적어도 자신이 어떠한 뿌리를 가지고 있는지 정도는 알아야 한다고 생각한다. 하지만 일반적으로 동양 서적은 한자가 많이 있고, 읽기 어려워서 일반인들이 쉽게 접하기는 어렵다. 대중이 쉽게 이해할 수 있는 목적으로 쓰여진 책들은 여럿 있기는 하지만, 실제로 그런 책들을 들춰보면 그리 읽기가 만만하지는 않다.

그런 의미에서 '강의실로 찾아온 유학자들'은 굉장히 쉽게 이해할 수 있도록 13명의 사상을 풀어서 설명하고 있다. 유학에 대한 바탕 지식이 전무하더라도 차근차근 읽어만 나간다면 충분히 그 사람의 핵심 사상을 알 수 있게 되어 있다. 마치 대학교 교양 강의를 듣는 듯한 느낌이다. 책 분량의 한계 때문인지, 해당 사람에 대한 뒷 얘기같은 것은 거의 없지만 그래도 굉장히 추상적인 내용을 현실적으로 빗대어 설명하고 있다. 사실 책 내부에 그림같은 보조 자료는 거의 없기 때문에 주의 집중해서 읽지 않으면 자칫 내용의 흐름을 놓칠 우려도 있다. 그렇기 때문에 개인적으로는 하루에 1~2 chapter 정도만 분량을 정해서 꾸준히 읽어나가는 것이 지루하지도 않고 보다 이해도가 높아질 것이라 생각한다.

이 책의 또다른 장점은 보다 깊게 유학 사상을 이해하고 싶은 사람들을 위해 각 인물별로 참고하면 좋을 책들을 추려서 소개하고 있다. 이미 저자가 모두 읽어보고 비교한 책이라 신뢰도도 높은 편이다.

평소에 유학에 대해서 궁금했지만 미처 알맞은 책을 찾지 못해서 헤메고 있던 독자라면 주저말고 이 책을 택해도 좋을 듯 싶다. 꼭 유학에 대한 관심이 아니더라도 이번 기회를 통해 인문학적인 지식의 폭을 넓히는 것도 하나의 즐거움이 될 것이라 생각한다. 책 디자인도 깔끔해서 읽는 내내 정갈하다는 느낌을 받았다. 보다 많은 사람들이 이 책들을 통해 유학에 대한 편견을 버리는 기회가 되길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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