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는 인생을 건 공부를 시작했다
이한나(츄발라) 지음 / 토네이도 / 2023년 2월
평점 :
장바구니담기


오래전 내가 대학입학수학능력 시험을 마쳤을 때, 이제 공부라면 지긋지긋하다고 생각했다. 그 때는 나름대로 할만큼 했다고 생각했으니 이제 인생에서 시험이란 더 이상 없을 것이라고도 생각했었다. 그런데 대학교를 들어가보니 매학기마다 중간고사, 기말고사가 있었고, 그 결과에 따라서 학점이 나왔다. 고등학교 때만큼 열심히 하지는 않았던 탓인지 그냥 적당히 공부해서 적당한 학점을 받고 졸업했다. 회사에 들어가면 시험은 안 봐도 될 줄 알았다. 그런데 회사에 입사하기 위해서 보는 시험도 있었고, 회사 생활에서 많이 쓰이지 않을 것 같은 영어 시험은 주기적으로 치뤄서 점수를 유지해야 했다. 그게 지금까지 이어져 온 것을 보면 사회생활을 제대로 하기 위해서 공부는 끝이 없다고 봐도 좋다.

수년간 여러 공부들을 하며 깨달은 것은 이왕 해야할 공부라면 정말 인생에 도움이 되는 공부를 해야겠다고 생각했다. 그래서 지금도 여전히 나는 인생을 바꾸기 위한 공부를 하는 중이다. 그러던 와중에 제목이 매우 절실해보이는 이 책을 발견했다. <인생을 건 공부>라니, 이건 보통의 각오가 아니면 하기 힘든 일이다. 저자의 이력을 보니, 고등학생 때에는 공부를 잘 했었는데, 소위 명문대라는 곳에 못가고 일반 대학에 진학했다. 그 곳에서 의학전문대학원을 가려고 했으나, 생각대로 잘 안풀려서 독일 의대라는 방향으로 전환했다. 어렵게 독일 유학을 가서 처음으로 독일어를 배우고 독일 의대에 입학, 졸업과 함께 독일 의사 면허 취득, 한국으로 돌아와서 한국 의사 면허 취득까지 상당히 어려운 길을 걸어왔다. 지금도 의사 생활을 하려면 계속 최신 의학 정보를 습득해야하니 평생 공부하는 입장이 된 것이다. 이런 과정을 걸으면서 저자가 느꼈던 감정이나 공부법들을 비교적 자세하게 이 책에 담아놓았다. <츄발라>라는 이름으로 유튜브도 운영하고 있다고 하는데, 아직 유튜브까지 보지는 못했다.

사실 나는 공부법이 궁금해서 이 책을 보기는 했는데, 공부법보다는 어떻게 하면 공부 의지를 꾸준히 다질 수 있는지에 대한 마음가짐에 대한 이야기가 더 많이 실려있다. 왜 공부를 해야하는지, 어떻게 하면 잡념을 없앨 수 있는지에 대한 자기 성찰적인 글들이 많이 실려있는 것이 특징이다. 물론 공부법에 대한 이야기도 실려있기는 한데, 그리 특이하지는 않고, 일단 자신만의 요약본을 만들 것, 그리고 기출문제를 풀어보고 잘 안 외워지거나 안 풀리는 문제는 풀릴 때까지 계속 반복할 것, 공부에 집중할 수 있는 환경을 만들 것으로 정리할 수 있겠다. 이것은 공부를 꾸준히 한 사람이라면 누구나 하고 있는 공부법일테지만, 본인의 목표를 달성할 때까지 꾸준히 하는 것은 결국 정신력 싸움이다. 그래서 저자는 어떻게 하면 지치지 않고 꾸준히 할 수 있는지에 대한 이야기를 더 많이 실어놓지 않았을까 싶다.

그냥 한국말로 된 전공 서적을 익히기도 쉽지 않은데, 낯선 외국어를 공부하면서 의사 면허까지 취득한 저자의 이력을 보면 대단하다는 생각이 든다. 아마 이 정도를 해내기 위해서는 보통의 정신력으로는 어렵다고 본다. 꼭 저자처럼 의사가 되는 것이 최선이 아니라, 무엇이든 본인이 원하는 것을 이루기 위해서는 어떤 마음 가짐을 가져야할지 다시금 생각해보게 되는 책이다. 자신의 공부 의지가 약해졌다고 생각했을 때 한 번쯤 읽어볼만한 책으로 추천한다.


댓글(0) 먼댓글(0) 좋아요(2)
좋아요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