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음에도 문이 있어요?
에즈기 베르크 지음, 오즈누르 손메즈 그림, 최진희 옮김 / 라이브리안 / 2022년 1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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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음의 문을 들여다보는 일은 매우 중요하다. 그런데 어릴 때는 불편하고 좋지 않은 마음들은 굳이 다른 사람들에게 내보이고 싶지 않을 때가 많다. 어딘가 모르게 미묘하게 아이의 행동이 달라보이기는 하지만 그것을 미처 감지해내지 못하면 아이는 그냥 그렇게 문을 닫은 채로 성장하게 된다. 세심하게 알아채지 못한다고 해서 아이가 삐뚤어지는 것은 아닐 테지만, 자신의 감정을 제대로 표현하지 못하는 아이가 될 확률은 높다. 그래서 아이의 반응을 잘 살피고 뭔가 다른 점이 있으면 조심스럽게 바라봐주는 역할을 하는 것도 부모가 해야할 일 중의 하나이다.

이 책은 자신의 불편한 마음을 꼭 닫아두고 있던 주인공이 자신의 마음을 다시 한 번 들여다보면서 그 불편했던 마음들을 깔끔하게 해소하는 과정을 그리고 있다. 이 책을 읽으면서 과연 이 시기에 나는 어땠는지 되돌아보게 되는 계기도 되었는데, 만약 어릴 때 이런 불편한 마음을 곧장 해소했다면 나중에 성장해서도 특정한 일에 대해 과민하게 반응하는 일은 없지 않았을까 싶다. 그래서 적어도 내 아이만큼은 이런 불편하고 부정적인 감정들을 마음 속에 쌓아두는 일 없이 건강한 마음을 가진 아이로 자랐으면 좋겠다. 하지만 아이들은 어떻게 자신의 감정을 표현하는지 알지 못한다. 그래서 이런 책을 같이 읽으면서 자연스럽게 아이의 감정에 대해 이야기를 나눠보는 시간을 갖는 것도 괜찮겠다 싶었다. 주인공은 이렇게 자신의 나쁜 감정을 떨쳐버렸는데, 내 아이는 어떻게 그런 감정들을 해소할 수 있을지 표현해보는 것도 중요한 인생 공부다.

전반적으로 따뜻한 그림체로 이야기가 전개되고 있고, 미묘한 아이들의 심리를 그림으로 잘 포착해내서 어른인 내가 봐도 작가의 마음이 잘 전해지는 것을 느낄 수 있었다. 그리고 책 모서리가 둥글게 재단되어 있어서 아이들이 책을 보다가 뾰족한 모서리에 찍히는 일은 없겠다 싶어 보다 안심되었다. 책 커버 뿐만이 아니라 책 내부도 모두 모서리가 둥글게 처리되어 있다. 이렇게 작은 곳까지 세세하게 신경 쓴 책을 보면 왠지 마음이 더 따뜻해진다.

감정을 잘 표현하고 싶은데 잘 되지 않는 아이들이 읽으면 더 좋을 법하다. 따뜻한 그림과 이야기가 잔잔하게 읽는 사람의 마음을 울리는 좋은 책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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