바다에서 길을 잃어버린 사람들
김영미.김홍길 지음 / 북하우스 / 2007년 3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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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실 나는 뉴스를 즐겨보지 않는다. 그래서 동원호에 대해서도 간단히 인터넷을 통해서 접했을 뿐 구체적인 상황에 대해서는 관심이 없었다. 선원들이 무사히 돌아왔다는 기사를 보았을 때도 그냥 그런가보다 했지, 그들이 얼마나 고생을 했는지에 대해서는 전혀 몰랐다. 하지만 이 책을 읽고 나서는 그 생각이 얼마나 짧은 것이었는지 절감하게 되었다.

 

하얀색 배경에 강렬한 검정색 글자가 박힌 표지 디자인은 그 당시 선원들의 절박함을 그대로 호소하는 듯 하다. 이 책은 겉포장만 화려한 책이 아니다. 마치 한 편의 다큐멘터리를 보는 것처럼 생생한 묘사가 인상적이다. 상당히 산문적이고 어떻게 보면 미화시켜서 제목을 붙인 것과는 달리 책의 내용은 아주 급박한 상황을 상세하게 기록해놓았다.

 

방송에서 이미 2차례에 걸쳐서 나간 내용이라고 하지만, 영상에서는 미처 다 보여줄 수 없었던 사람들의 심리 묘사가 상세하게 되어 있어서 이 사건을 처음 접하는 독자라 할지라도 그 상황을 쉽게 이해할 수 있도록 서술되어 있다.

 

나는 이 책을 다 읽고나서 pd 수첩 홈페이지에 들어가서 다시보기를 찾아보았다. 아쉽게도 가장 핵심 부분인 1차 방영분은 다시 보기가 금지되어 있었고, 2차 방영분만 다시 볼 수 있었다. 그 당시 정부가 우리나라 국민 보호에 얼마나 안이하게 대처했는지에 대해서 다시금 생각해 보게 만드는 사건이었다. 사실 작년에 일어난 사건으로 동원호 나포 사건이 발생한지 그리 오래된 일도 아니다. 대한민국이 문화적인 면에서는 선진국이라고는 주장하지만, 대외적으로 선진국의 수준에 오르기 위해서는 아직도 갈 길이 먼 듯 하다. 우리나라 배가 나포 되었을 당시 미국 군함이 적극적으로 도와주었고, 가까스로 풀려난 후에도 가장 먼저 도움의 손길을 내민 것은 한국이 아닌 다른 나라들이었다. 왜 한국 정부는 외국에서 어려움에 처한 국민을 돕기 위해 적극적으로 나서지 않는 것인지 모르겠다.

 

오랜만에 그 어떤 소설보다도 더욱 생생하면서 가슴에 와 닿는 논픽션을 만났다. 허무맹랑한 소설에 질린 독자라면 한 번쯤 이 책을 읽어볼 것을 권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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