치우치지 않는 삶 - 웨인 다이어의 노자 다시 읽기
웨인 W. 다이어 지음, 신종윤 옮김, 구본형 / 나무생각 / 2021년 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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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양인이 해석한 동양 철학이라니, 사실 컨셉이 조금 독특하다. 동양인이면서도 사실 동양의 고전은 부끄럽지만 읽어본 것이 몇 권 되지 않는다. 그것도 성인이 되기 전까지는 거의 관심이 없었다. 하지만 최근 들어 동양 고전에 대한 관심이 부쩍 늘었다. 너무나도 팍팍한 삶인데, 이런 삶의 답답함을 해소하기 위한 방편 중의 하나가 바로 동양 고전 읽기이다. 이 책에서는 동양 고전 중 노자의 <도덕경>을 다루고 있다.

<도덕경>이라는 책 제목은 들어봤지만, 실제로 읽어본 적은 없다. 이 책은 <도덕경>의 원문 그대로를 실은 것이 아니라, 웨인 다이어가 도덕경을 읽고 깨달은 점을 위주로 해석한 내용이 주요 내용이다. 따라서 도덕경 원문을 접하고 싶은 사람이라면 조금 아쉽다는 느낌을 가질 수도 있겠다. 하지만 생전 동양 고전을 읽어보지 않은 사람에게 처음부터 도덕경 원문을 읽기란 조금 어렵다. 그럴 때 이런 해설서를 먼저 읽어보면 과연 <도덕경>이란 어떤 내용인지 먼저 가늠해볼 수 있다. 그리고 과연 동양 철학이 현대 사회를 살아가는 우리들에게도 어떤 깨우침을 줄 수 있을지 아는 계기가 되기도 한다.

처음 이 책을 펼쳐들었을 때 저자가 서양인이라서 약간 어색함이 있기는 했다. 전혀 다른 문화권에 있는 사람이 동양 문화를 제대로 읽고 해석할지가 의문이었다. 하지만 이 책을 읽는 동안 그런 생각은 기우였다는 사실을 알게 되었다. 오히려 다른 세계관으로 동양의 세계관을 바라보니, 그 생각의 깊이가 더 깊어지고 넒어진다. 미처 생각하지 못했던 부분도 세심하게 짚어내는 저자의 마음이 느껴진다.

모든 것은 돈으로 해결되는 현대 사회에서 다 큰 성인이 무위도식할 수는 없다. 그건 주변 사람들에게 폐를 끼치는 일이다. 하지만 무조건 많이 가진다고 해서 꼭 행복해지는 것도 아니다. 그저 내가 살아가기에 적당한만큼의 물건만 가지고 있다면 사실 행복해지는 것은 그리 어렵지 않다. 모든 것은 마음먹기 달렸다는 오래된 말처럼, 현재 삶에서 힘들다고 여겨질 때 어떤 마음을 먹어야할지 이 책을 읽으면서 조금씩 정리되어가는 것을 느꼈다. 노자가 살았던 시기와 현대 사회는 전혀 다른 환경을 가지고 있지만, 언제 어디서나 사람이 사는 이치는 다 비슷한가보다.

어렵지 않으면서 실생활에서 유용한 문구를 제대로 읽어보고 싶다면, 이 책을 한 번 읽어보는 것도 괜찮겠다. 꼭 노자 사상에 관심이 없더라도, 동양 철학이나 인문학에 관심있는 모든 사람들에게 추천하고 싶은 책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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