모든 사람들이 각자 다른 인생을 살고 있지만, 의외로 고민하는 것들은 비슷하다. 그래서인지 마음을 위로하는 에세이도 대부분이 비슷하다는 인상을 받는다. 이 책도 그냥 그런 책들 중 하나가 아닐까 싶었는데, 그럼에도 불구하고 이 책을 읽어보게 된 것은 이 책의 작가가 <을의 연애>를 썼던 작가이기 때문이다. 굉장히 짧은 글과 귀여운 그림으로 페이스북에 연애 관련 컨텐츠를 올리면서 유명해진 작가인데, 그 책을 읽었을 때 뭔가 마음에 와닿는다는 생각이 들었다. 물론 책 한 권을 읽는다고 해서 문제 자체가 달라지지는 않지만 적어도 그 문제를 대하는 나의 마음은 달라질 수 있다. 그 때의 인상이 무척 강했던 덕분에 이 책도 읽어보게 되었다.
이번에 나온 책은 다루는 주제가 단순히 사랑이나 이별 이야기만은 아니다. 인생에서 누구나 만나게 되는 도전이나 용기, 좌절에 관련된 이야기도 있다. 한층 다루는 주제가 넓어졌다는 측면에서는 왠지 이 책의 작가나 나도 성장한 느낌이다. 사실 이런 류의 책은 본인이 꽤나 힘든 상황일 때 공감이 잘 되는데, 그냥 평상시에 읽어도 잔잔하게 마음을 울리는 기분이 있어서 괜찮다. 나는 매우 심각한 고민이라고 생각하지만 조금 다른 측면에서 보거나 다른 사람들의 시선으로 바라보면 의외로 별 일이 아닐 수도 있다. 다른 사람들에게 털어놓고 상담을 받는 편이 좋기는 하지만, 그래도 뭔가 개운하지 않을 때는 이런 에세이를 읽으면서 혼자서 마음을 가다듬는 계기를 만들 수도 있다.
고양이는 9번 다시 태어난다고 하는데, 그 컨셉을 따라서 만든 책이 바로 이 책이다. 사랑, 이별, 상처, 행복, 용기 등 9개의 주제로 갈무리된 글들이 나름 짜임새있게 잘 실려있다. 그리고 모든 장마다 컬러 일러스트가 실려 있어서 보는 동안 그리 어렵지 않고 쉽게 다가갈 수 있는 것도 장점이다. 모든 상황들은 다르지만 결국 어떤 일이든 일어날 수 있는 일이며, 나에게는 이 상황을 극복할 수 있다는 희망의 메시지를 계속 반복해서 이야기한다. 심플한 일러스트와 함께 조화된 단문이 글들이 그리 길지 않아도 왠지 먹먹하게 마음에 와 닿는 듯한 느낌이다.
여기에서 말하고 있는 글의 대단함이란, 곰곰히 생각해보면 무한 긍정의 힘이 아닐까 싶다. 지금 내가 너무 힘들고 죽을 것 같은데, 도대체 내가 무엇을 잘 못했길래 이렇게 불가항력의 상황이 일어났는지는 잘 모르겠지만 어떤 상황이든 분명히 솟을 구멍은 있으며 긍정적으로 바라볼만한 구석도 있다. 그래서 이런 책들을 여러 권 읽게 되면 사실 지금 자신이 처한 상황도 분명히 긍정적으로 바라볼 수 있는 힘이 생긴다. 아마 이런 것들이 바로 독서의 힘이 아닐까 싶다.
사실 사랑에 관련된 글도 괜찮지만, 요즘에 생각하고 있는 진로에 대한 생각도 이 책에 나와있는 글을 하나 보고 머리가 멍해지는 기분이 들었다. 막연하게 알고 있던 내용이지만, 이렇게 활자로 쓰여있는 글을 보면 좀 더 그 모양이 분명해진다. 같이 공유하고 싶어서 살짝 인용을 해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