더 저널리스트 : 카를 마르크스 더 저널리스트 3
카를 마르크스 지음, 김영진 엮음 / 한빛비즈 / 2020년 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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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르크스>라고 하면 우선 그의 대표작이라고 할 수 있는 <공산주의 선언>이나, <자본론>이 떠오른다. 사실 성공한 공산주의 국가는 없다고 생각하기 때문에 나에게 마르크스는 썩 마음에 드는 사상가는 아니다. 물론 공산주의를 신봉하는 사람들이 원래 마르크스가 생각했던 것과 달리 자신들의 입맛대로 그의 이론을 편집했을 수도 있지만, 한 때 그의 서적이 우리나라에서는 금지 서적으로 지정된 적도 있는터라 선뜻 손이 가지 않는 것도 사실이다. 하지만 우연한 기회에 이 책을 읽게 되면서 그동안 가지고 있던 그에 대한 부정적인 생각이 조금은 바뀌었다.

이 책은 사상가이기 이전에 저널리스트였던 마르크스의 모습에 보다 집중한다. 그래서 이 책의 가장 앞에는 마르크스의 일생과 그에 대한 간단한 설명을 하면서 주로 마르크스가 직접 작성한 17편의 기사를 그대로 번역해서 실어놓았다. 그리고 마지막에는 마르크스가 쓴 <임금노동과 자본>이라는 글을 실어놓음으로써 조금 어려운 자본론을 이해하기 전에 대략적인 그의 사상을 이해할 수 있도록 구성되어 있다.

우선 그가 쓴 기사들을 보면 가장 독특한 특징이 보이는데, 자신의 생각을 펼치는데 통계 자료를 적극 활용한다는 것이다. 그 통계 자료가 정확할 수도 있고, 아니면 사회 문제를 제대로 보여주지 못하는 자료도 있을 수 있는데 어떤 자료든 해당 근거를 바탕으로 자신의 주장을 무척 조목조목 꼼꼼하게 따지면서 글을 전개하고 있다. 막연한 추측이 아니라 사실을 근거로 이야기하다보니 상당히 그의 주장에는 신빙성이 느껴진다.

그리고 마지막에 실린 <임금노동과 자본>이라는 글은 그나마 쉽게 쓰여진 글이라고 하는데, 집중해서 읽지 않으면 그의 주장을 온전히 이해하기 어렵다. 하지만 꼼꼼히 읽어보니 이미 그 때부터 시장 자본주의의 폐혜를 면밀히 분석하고 정확하게 예측한 점은 놀라울 따름이다. 노동자의 임금이 정해지는 방법과 자본가들이 어떻게 회사 운영을 효율적으로 할 것인가, 그리고 그로 인해 노동자에게 올 영향은 무엇인지 현재 상황과 대입을 해보아도 매우 정확하게 진단을 해 놓았다. 다만 그래서 사회가 어떤 방향으로 나아가야할지에 대한 결론은 조금 약한 것이 아쉽다.

무엇보다 이 책을 읽으면서 그동안 마르크스에 대해 가졌던 편향적인 생각들이 조금은 중립적으로 바뀌었다는 것이 가장 큰 소득이 아닐까 싶다. 마르크그의 저널리스트로서의 모습을 알고 싶다면 이 책을 한 번 읽어보길 바란다. 책 두께도 그리 두껍지 않아 부담스럽지 않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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