군자론 - 리더는 일하는 사람이다
이한우 지음 / 쌤앤파커스 / 2020년 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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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늘날 '군자'란 무엇인가. 과연 현대에서도 고전에서 말하는 군자의 모습이 필요한가. 이 책을 읽으면서 계속 들었던 생각이다. 그런데 저자는 현대의 군자를 리더로 해석한다. 사실 고전에서 말하는 군자란 보통 한 나라의 왕을 뜻하는데, 리더는 다른 사람들을 이끄는 입장에 있으니 어느정도 일맥상통하는 부분이 있다. 현대와 과거의 시대적 상황이 다른데 과연 고전에서 말하는 군자의 올바른 모습이 현대에서도 취할만한 점이 있는지는 이 책을 읽어보면 알 수 있다.

저자는 중국 문헌의 다양한 구절을 인용하면서 군자의 올바른 모습에 대해 설명한다. 일단 문구를 제시하고 저자가 자신의 생각을 덧붙여서 해설하는 형식이다. 그런데 솔직히 말하면 이런 방식의 구성은 글에 집중하는데 방해가 된다. 다양한 해석이 나올 수 있는 어려운 문구를 제시하고 여러 학자들의 의견을 먼저 알려주고, 마지막으로 저자가 내린 결론이 담긴 해석이 쓰여있다. 그런데 비슷한 말을 계속 반복해서 읽다보니 이것은 군자의 올바른 모습을 알려주기 위한 책인지, 아니면 고전을 해석하는 저자의 지식을 뽐내기 위한 책인지 그 목적이 조금 헷갈린다. 사실 독자들에게 군자의 올바른 모습을 알려주기 위한 책이었다면 좀 더 쉽게 써야하지 않았을까라는 아쉬움이 남는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오랜 시간이 지나도 고전은 그 속에 담긴 의미가 무척 다양하고 깊이가 있다는 사실만은 제대로 알 수 있었다. 공자가 제자들에게 한 말 위주로 군자의 올바른 모습에 대해 이야기를 하고 있는데, 사족을 덧붙이기보다 문제 본질을 정확하게 꿰뚫는 말 한마디가 참으로 놀랍다. 여러 이야기를 하고 있지만 그 중에서도 눈에 띄는 내용 중 하나는 군자는 말을 함부로 해서는 안된다는 것이었다. 경솔하게 던진 한 마디가 아랫 사람들에게는 굉장히 큰 여파가 미칠 수도 있다. 아마 말 한마디로 인해서 역사가 바뀐 경우도 심심치 않게 많은 것으로 기억된다. 그리고 군자는 모름지기 말만 할 것이 아니고 일을 제대로 해야한다. 실천에 옮기지 않고 말만 앞세우는 사람은 진정한 리더가 아니다. 흔히 윗자리에 있으면 일은 다른 사람들에게 시키는 것이라고 착각을 하는데, 회사에 계급이 있는 이유는 그 직급마다 하는 일이 다르기 때문이다. 만약 그렇지 않다면 굳이 직급을 나눌 필요가 없다. 그래서 최근 회사에서는 직급을 세분화하지 않고 무척 단순화하는 경우도 많다고 한다.

공자는 오래 전에 살았던 사람이지만, 그가 남긴 말이 책을 남아서 아직까지 현대인들에게 영향을 미친다는 사실이 조금 놀랍다. 오래된 문장은 씹으면 씹을수록 새로운 발견을 하게 되는 놀라운 힘이 있다. 그래서 아직도 많은 학자들이 고문헌을 대상으로 연구를 하고 있는 듯 하다. 옛날 사람들이 생각하는 진정한 군자란 어떤 모습이고, 현재는 어떻게 행동해야하는지 다시 생각해볼 수 있는 좋은 책이다. 리더의 역할에 대해 고민이 많은 사람들에게 적극 추천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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