살인자의 사랑법 스토리콜렉터 81
마이크 오머 지음, 김지선 옮김 / 북로드 / 2020년 2월
평점 :
장바구니담기


오랜만에 참 재미있는 소설을 만났다. 사실 제목만 보면 로맨틱할 듯 하지만 내용을 살펴보면 전혀 그렇지 않다. 세상에는 왜 이리도 잔인하면서도 이상한 상상력을 발휘하는 범죄자가 많은지 모르겠다. 하지만 그런 사람들이 소설 속에만 존재한다면 사실 그렇게 나쁘지는 않다. 나와 다른 사람의 심리를 들여다본다는 것은 의외로 재미있는 일이니 말이다. 실제로 이런 사람들이 존재하지 않길 바라며 이 책을 읽었다.

이 책은 FBI 요원인 테이텀과 범죄심리학자 조이 벤틀리의 콤비가 살인 사건을 해결하는 과정을 담고 있다. 콤비라고는 하지만 사실 사건 해결의 대부분은 조이 벤틀리의 몫이다. 이후 시리즈에서 테이텀의 비중이 높아질지는 잘 모르겠으나, 일단 이 책에서의 주인공은 조이 벤틀리의 1인극이라고 봐도 무방할 정도로 그녀의 활약은 대단하다. 살인자의 심리 속으로 깊숙이 들어가서 그가 왜 그런 행동을 했는지 밝혀내는 과정이 황당하지 않고 무척 논리적이다.

매 챕터의 분량은 그리 길지 않은 덕분에 오히려 책을 읽기가 수월하다. 사실 책의 전체 분량은 450 페이지가 넘기 때문에 결코 짧은 소설이 아니다. 하지만 그럼에도 불구하고 이 책이 그리 길지 않다고 여겨지는 이유는 일단 각 장의 길이가 그렇게 길지 않고, 과거와 현재가 불규칙적으로 오가며, 조이의 시선과 살인자의 시선이 교차되며 서술되는 까닭에 이 책을 읽는동안 지루하다고 여길 틈이 없이 매우 긴박하게 사건들이 이어진다.

주인공들이 항상 완벽하지도 않고 경찰들은 실수를 하기도 한다. 이런 설정들이 오히려 작품에 현실성을 부여하고 정말 바로 이웃에서도 일어날 수 있는 일이라는 생각을 불러일으킨다. 덕분에 이 작품은 보다 생생한 생동감을 얻었다. 너무나도 많은 사건이 일어나고 우여곡절 끝에 사건을 해결하기는 하나, 왠지 모르게 깔끔한 마무리가 된 것 같지는 않다. 사실 이 이야기는 조이 벤틀리 시리즈의 시작이기 때문에 이 책의 말미에는 다음 편을 예고하는 실마리가 슬쩍 나온다. 과연 다음 편은 어떻게 이어질지 무척 궁금해지는 대목이기도 하다.

여러 스릴러 소설들을 읽어봤지만, 이처럼 탄탄한 구성으로 이루어진 작품도 매우 드물다. 평소에 스릴러나 추리소설을 좋아하는 사람이라면 분명 마음에 들만한 작품이다. 범죄 심리학과 스릴러에 관심 많은 사람들에게 적극 추천하고 싶은 소설이다.


댓글(0) 먼댓글(0) 좋아요(0)
좋아요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