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래서 철학이 필요해 - 고민이 너무 많아서, 인생이 너무 팍팍해서
고바야시 쇼헤이 지음, 김복희 옮김 / 쌤앤파커스 / 2019년 1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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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 때 대한민국에는 인문학 열풍이 불었다. 실생활에는 결코 필요하지 않다고 여겼던 철학이나 역사, 예술 관련 서적들이 정말 많이 출간되고 많이 팔렸다. 몇 년이 지난 요즘에는 그 열풍이 조금은 잠잠해진 느낌이나, 이제는 그냥 먹고 사는 것만으로는 뭔가 충족되는 내면의 갈증 때문에 꾸준히 인문학 서적은 나오고 있다. 그런데 여러 인문학 서적들을 읽다보면 드는 의문 중의 하나가 과연 이런 것들을 알아서 도대체 무엇에 도움이 되는가하는 문제이다. 회사를 다니면서 월급을 받는다면 일을 함으로써 돈이라도 벌텐데, 인문학적인 지식들은 열심히 공부한다고 해서 솔직히 뭔가 수익이 나지는 않는다. 실용 학문에 가까운 이과대생은 취업에 비교적 걱정이 덜한 반면, 문과대생은 본인의 전공을 살려서 뭔가 하기는 쉽지 않아, 한 때 "문송합니다"라는 단어가 유행하기도 했었다. 하지만 인문학은 우리의 정신과 감성을 풍부하게 해주는데 있어서 꼭 필요한 학문인 것만은 분명하다.

이 책은 모든 학문의 근간이 되는 철학이 우리 생활에 어떻게 도움이 되는지 제대로 보여주는 책이다. 사실 이 책을 읽기 전만 해도 나는 철학이란 그저 머리가 좋은 학자들의 말놀음 정도라고 생각했었다. 평범한 사람들이 가까이 다가기에는 너무나도 어렵고 조금은 두려운 존재라는 편견이 있었다. 그런데 이 책을 읽고 나서 그 생각이 완전 달라졌다. 생각보다 철학은 우리 생활에서 어려운 문제에 대한 고민을 먼저 치열하게 해놓았기 때문에 뭔가 막막하다고 생각될 때면 철학자의 조언을 찾아보는 것도 꽤 괜찮은 방법이다. 하지만 철학에 대한 지식이 전문한 사람들이 일일이 철학자의 서적을 들춰보는 것은 한계가 있다. 그래서 이 책의 저자는 본인이 먼저 여러 철학자들의 생각을 충분히 공부하고 그 중에서 우리에게 도움이 될만한 사상들을 일목요연하게 이 책 한 권으로 정리해놓았다.

무려 25명의 철학자들이 인생에서 쉽게 접하는 고민에 대한 답을 해주고 있는데, 그 답이 얼마나 핵심을 정확하게 찌르고 있는지, 이 책을 읽으면서 정말 마음에 파고드는 문구를 볼 때면 감동받아서 혼자 눈물을 흘릴 뻔 했다. 일, 자존감, 관계, 연애와 결혼, 인생, 죽음이라는 카테고리 안에서 정말 많은 사람들이 고민하는 문제만 뽑아서 그 해결책을 친절하게 알려준다. 사실 우리가 하는 고민은 뭐든 마음먹기에 달려있다고 하는데, 이 책을 읽고나면 그 말의 의미가 무엇인지 확실하게 알 수 있다. 요즘 나같은 경우에는 일에 대한 고민이 무척 많은데, 이 책의 첫 장에 그 주제가 실려있었다. 일에 대한 다양한 고민, 그리고 철학자들의 해결책을 읽으면서 마음을 새롭게 다잡은 대목이 한두군데가 아니다. 아마 이 책에 실려있는 고민들은 누구나 하나쯤은 하고 있을 것 같은데, 워낙 삶에 대해 오랫동안 연구를 많이 한 철학자들의 대답이라 그런지, 그 해답의 깊이가 일반적인 조언과는 다르게 무척 깊고 핵심을 정확하게 짚어주고 있어서 한두문장만 읽어도 고민이 해결되는 듯한 기분이다.

지금까지 철학이라고 하면 고리타분한 학문이라고 생각했다면, 이 책을 한 번 읽어보길 바란다. 이토록 철학이 우리 인생에 도움이 되는 줄 알았다면 진작에 철학 공부 좀 할 것을 그랬다. 아마 이 책을 읽고나면 그동안 철학을 바라보던 시선이 확실히 달라질 것이라 생각한다. 남들에게 말 못할 고민이 있는데 도대체 어디서 그 해답을 찾아야할지 막막하다면 이 책을 추천한다. 인생의 길잡이가 될만한 멋진 교양 서적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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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0-01-03 14:31   URL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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