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왕업 - 하 - 반룡, 용이 될 남자
메이위저 지음, 정주은 옮김 / 쌤앤파커스 / 2019년 1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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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실 이 책의 상권에서는 워낙 큰 전쟁들이 많아서 반전이라고 할 만한 사건들은 별로 없었다. 그런데 하권에 들어서는 전혀 예상치 못한 흐름으로 이어지는 반전들이 꽤 많이 나온다. 일반적으로 재미있는 소설이라고 하면 으레 그러려니하는 것들이 당연하게 이어지지 않고 전혀 다른 방향으로 나가는 경우가 많다. 이 작품의 경우에도 그런 내용이 많아서 상당히 긴 길이의 장편 소설임에도 불구하고 전혀 지루하지 않다.

이 작품은 철저히 주인공 왕현의 시점에서 쓰여졌다. 여인의 몸으로 쉽지 않은 길을 가지만 그 덕분에 그녀의 매력은 더욱 빛났다. 이렇게 당찬 여주인공들이 나오는 중국 역사 소설이나 드라마를 보면 중국 여성들이 기가 세다는 말이 결코 허투루 들을 말은 아닌 듯 하다. 그만큼 중국에서는 남자만큼이나 여자들의 역할도 상당히 중요했다.

상권에서 여러 고비를 넘기면서 소기는 섭정왕의 자리에 오른다. 그 과정이 결코 쉽지 않았고, 원래 무인 출신임에도 불구하고 소기는 나라 다스리는 일을 잘 한다. 왕현은 그의 곁에서 그녀의 신분에 맞는 역할을 충실히 해내는데, 주변 환경은 그들이 그저 평안하게 살 수 있도록 내버려두지 않는다. 워낙 권력에 대한 투쟁이 심하다보니 여러 사건들과 전쟁이 일어나고 그 상황에 맞춰 그들은 나름대로 대응을 해나갈 수 밖에 없다. 이 모든 어려움 속에서도 소기와 왕현은 서로를 굳게 믿은 덕분에 힘든 상황을 헤쳐나갈 수 있었다.

정말 재미있는 중국 드라마를 보면 이렇게 반전에 반전을 거듭하는 이야기로 이어지는데, 이 작품도 그와 비슷한 느낌을 가지고 있다. 그래서 책 표지에 보니 2020년 <강산고인>이라는 제목으로 장쯔이 주연의 드라마로 만들어진다는데, 그 드라마도 꽤나 재미있을 것 같아서 무척 기대된다. 무엇보다 마음에 들었던 점은 이 책의 마지막에는 '후기'라는 부제로 이후에 다른 인물들이 어떻게 살았는지 조금씩 이야기가 실려있는데, 감동의 여운이 더 오래남는 기분이다.

오랜만에 흥미진진한 중국 역사 소설을 만났다. 평소에 역사 소설을 좋아하는 독자라면, 무조건 이 책을 챙겨보길 바란다. 아마 결코 후회하지 않을 선택이 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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