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는 스물일곱, 2등 항해사입니다 - 오늘을 견디는 법과 파도를 넘는 법, 2019 청소년 교양도서 선정
김승주 지음 / 한빛비즈 / 2019년 9월
평점 :
장바구니담기


항해사라는 직업은 낯설면서도 왠지 대단해보인다. 어떤 직업에 있어서 성별을 구분하는 것은 없지만, 아무래도 요여자 '항해사'는 별로 없다보니 그 나름대로 희귀한 것도 사실이다. 아직 한참 어린 나이에 항해사 생활을 하면서 느낀 점과 경험들을 한 권의 책으로 오롯이 풀어냈다. 이미 사회 생활을 한참 한 시점에서 병아리 항해사의 경험담을 읽다보면 한 때는 나도 이와 비슷한 생각을 했었던 것 같은데, 그래도 현재 자신이 있는 위치를 비관하거나 우울해하지 않고 묵묵히 본인의 직업을 사랑하는 모습을 보면 왠지 마음 한 구석이 찡해진다.

이 책에는 항해사 생활의 고단함보다 평소에 생각했던 이야기들을 자유롭게 풀어놓는데 중점을 두고 있다. 사실 항해사 생활에 대한 생생한 정보가 궁금하다면, 책보다는 유튜브 채널을 활용해보길 바란다. 검색해보니 이 책의 저자가 직접 만든 유튜브 동영상도 있어서 좀 더 실감나게 배 안에서의 생활을 알 수 있었다. 6개월동안 배 안에서만 생활을 한다면 좀 답답할 것 같은데, 저자는 그 시간동안 글을 쓰면서 자신을 되돌아보는 계기가 된 듯 하다.

그동안 항해사에 대해서 거의 아는 것이 없었는데, 이 책을 읽고나니 항해사라는 직업이 어떤 일을 하는지 어렴풋이 알게되었다. 사실 이 책은 직업 소개서가 아니고, 항해사의 삶을 살고 있는 한 사람의 이야기이다보니 진로 소개와는 조금 다른 내용이다. 아무래도 가족들과 떨어져있고, 휴식할 때에는 혼자 있는 시간이 많아서 자연스럽게 떠오르는 생각들을 적게 된 듯 하다. 나도 글쓰는 것을 꽤 좋아하다보니 저자의 이런 습관이 충분히 이해되었다. 그냥 평소에 생각하던 것들을 글자로 옮기는 일만으로도 내 안에 쌓여있는 뭔가가 자연스럽게 풀리는 듯한 기분이 든다.

전체 인생에서 보면 스물 일곱살은 아직 한참 어린 나이이고, 앞으로 인생이 어떻게 될지는 모르겠지만 지금 이 순간만큼은 자신 앞에 놓인 과제를 해결하기 위해 열심히 고군분투하고 있는 모습을 보면서 참 대견하다는 생각이 들었다. 물론 나도 이와 비슷한 과정을 거쳤기에 앞으로 인생이 어떻게 될지는 모르겠다는 사실은 절대적으로 공감한다. 하지만 그렇다고 해서 지금 인생을 그냥 대충 살기에는 나중에 너무 후회될 것 같아서 매 순간을 열심히 살아야한다는 것을 항상 되새겨보곤 한다. 아마도 이 책은 그런 다짐을 다시 불러일으키는데 꽤 좋은 자극제가 되고 있다. 지금 이 시대를 열심히 살아가는 청춘의 이야기가 궁금하다면, 이 책을 한 번 읽어보길 바란다. 보기 드문 여성 항해사라는 사실보다 삶에 대한 열정과 치열함에 감동받을 수 있을 것이다.


댓글(0) 먼댓글(0) 좋아요(0)
좋아요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