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웃사이더 1
스티븐 킹 지음, 이은선 옮김 / 황금가지 / 2019년 7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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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티븐 킹은 확실히 재능있는 이야기꾼이다. 전작에서도 알아봤지만, 갈수록 이야기를 만드는 솜씨가 노련해진다. 이번에는 굉장히 끔찍하고 잔인한 살인사건을 배경으로 벌이는 추리소설이다. 매우 미국적이면서도 각종 복선들이 작품 곳곳에 깔려 있어서 도대체 이 많은 단서들이 언제 어떻게 쓰일지 읽는동안 무척 궁금해졌다.

그저 평화롭기만 하던 미국의 한 작은 마을에서 남자 아이가 끔찍하게 살해당하는 사건이 발생했다. 워낙 사건이 잔인하고 충격적인만큼, 사건 수사는 빠르게 진행되었는데 그 과정에서 한 사람이 지목되었다. 이 작품의 주인공인 랠프 형사는 그 용의자를 모든 마을 사람들이 보는 앞에서 체포한다. 덕분에 아직 수사가 끝나지 않았음에도 불구하고 용의자는 많은 사람들로부터 지탄을 받는 상황이 되어버렸다. 그런데 문제는 용의자를 체포한 후에 발견한 각종 증거들이었다. 경찰이 이미 확보한 증거에 따르면 체포한 사람이 범인이 맞지만, 그 용의자는 본인이 범인이 아니라는 강력한 증거를 갖고 있었다. 여기에서부터 이 책은 흥미진진해지기 시작한다.

그냥 단순한 형사라면 별 일 아니라고 넘어갈 수도 있었겠지만, 랠프는 그냥 보통 형사가 아니었다. 그동안의 경험과 증거들을 꼼꼼히 살펴보았을 때 뭔가 마음에 걸리는 것들이 있었다. 그 작은 단서들을 추적하기 시작하는 것이 바로 1권의 내용이다. 아마 2권에서는 좀 더 빠르게 전개되는 내용과 아마 놀라운 반전이 있지 않을까 싶다. 도대체 어디서부터 어떻게 잘못되었는지 잘잘못을 따지기도 애매한 상황일테지만, 어떻게든 이 사건을 해결하고자 하는 주인공의 의지가 이 사건을 더욱 흥미롭게 만든다. 보통 사람들이 보는 각도와 조금 다른 각도에서 보기 시작하면 전혀 다른 결론이 나올 수도 있는 사건이니 말이다.

적어도 1권을 읽고나면 왜 이 책의 표지에 멜론과 파리가 등장하는지 알 수 있다. 이 책을 읽기 전에는 이 사건과 표지가 무슨 연관이 있는지 감을 잡을 수 없었지만, 이제는 저절로 고개가 끄덕여진다. 표지마저도 나름의 의미를 지니고 있어 이 책을 디자인한 사람의 기지에 감탄할 따름이다.

처음에는 여러 사건들이 동시에 벌어지는 바람에 과연 어떤 방향으로 사건이 전개될지 감을 잡기 힘들었는데, 1권을 다 읽고나니 2권은 이제까지 전개된 이야기와는 전혀 다르게 더 재미있어질 것이라는 것은 확신할 수 있었다. 뭐든 방향을 잡고나면 그 진행 속도는 무척 빨라지는 법이다. 작가의 전작인 '빌 호지스' 시리즈도 재미있게 봤는데, 사실 그 이야기가 여기에서 이어질 것이라고는 미처 예상하지 못했다. 굳이 '빌 호지스' 시리즈를 읽지 않아도 이 소설을 읽는데에는 지장이 없지만, 이왕이면 그 시리즈까지 읽는다면 작가가 슬쩍 깔아둔 연결고리를 찾는 재미를 더할 수 있겠다. 이미 해당 시리즈를 읽은 독자로서는 그 덕분에 이 책이 좀 더 사랑스러워졌다.

1권을 이제 막 다 읽었는데, 빨리 2권을 읽어봐야겠다. 도대체 이 사건의 범인은 누구인지, 과연 어떻게 이 사건을 해결할 것인지 궁금해서 그 책을 다 읽는 동안 밤잠을 제대로 자긴 힘들 것 같다. 무더운 한 여름 밤에 더위를 말끔하게 날려줄 소설을 찾고 있다면, 단연 이 책을 추천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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