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가 결혼을 안 하겠다는 게 아니라
이주윤 지음 / 한빛비즈 / 2019년 6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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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책은 조금 특이하다. 사실 일러스트가 그렇게 예쁜 것도 아니고, 삶에 깊은 깨달음을 주는 글이 있는 것도 아니다. 하지만 딱 하나 장점이라고 한다면 이 나이대의 싱글이라면 누구나 공감할만한 이야기를 정말 읽기 쉽게 써내려간다는 점이다. 때로는 쉼표 하나에도 하루종일 고민하면서 글을 쓰기도 하지만, 그렇게 치열하게 고민해서 나온 글 덕분에 독자는 작가의 글에 쉽게 공감할 수 있다.

무엇보다 이 책은 참 솔직하다. 어떻게 보면 자신의 일상이나 인생을 그럴 듯 하게 포장을 할 수도 있을 것 같은데, 그런 가식이 전혀 보이지 않는다. 주변에서 결혼하라는 이야기는 많이 듣지만, 정작 저자 자신은 결혼을 하고 싶은 생각이 없다. 나도 그럴 때가 있었는데, 라는 생각이 문득 들면서 아직은 한창 자신이 하고 싶은 것을 할 때가 있다는 것도 되새겨보게 된다. 물론 결혼을 한다고 해서 자신이 하고 싶은 것을 못하는 것은 아니지만, 혼자 있을 때보다는 조금 더 신경쓸 것들이 많아지는 것은 사실이다. 삶의 어떤 시점에서 그동안 생각하고 있던 인생의 우선 순위가 바뀔 때 그리고 내가 정말 마음의 준비가 되었을 때 결혼은 가능하다.

아직 결혼을 하지 않은 이들에게는 이 책의 글이 사이다처럼 무척 시원한 한 방이 된다. 막연히 생각하고 있었지만, 차마 입 밖으로는 내뱉지 못한 말들이 무려 한 권씩이나 되는 책 안에 가득 채워져있으니 말이다. 그리고 주변에 노처녀라고 생각되는 사람들이 있는 사람들에게는 이른바 그 노처녀가 평소에 무슨 생각을 하면서 살고 있는지 살짝 엿볼 수 있는 계기가 될 것이다. 비혼주의자는 아니지만, 아직 결혼 생각이 없는 사람들은 어떤 생각으로 사는 건지 이 책을 통해서 어느정도 공감이 되지 않을까 싶다. 인생의 모든 일은 타이밍이다. 주변 사람들이 아무리 말한다고 해서 고분고분하게 들을 것 같았으면 이런 책은 나오지도 않았다. 주체적인 삶을 사는 현대 여성의 현실을 적나라하게 보여주는 이 책을 보면서 나같은 사람이 나 혼자만은 아니었구나라는 동지애마저 느낀다. 어느 누가 읽어도 좋지만, 이왕이면 20대 후반 이상의 싱글 여성들이 읽으면 참 공감가는 이야기가 많은 책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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