새벽의 열기
가르도시 피테르 지음, 이재형 옮김 / 무소의뿔 / 2019년 6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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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람이 다른 사람에게 행할 수 있는 가장 끔찍한 행위 중의 하나는 홀로코스트에서 행해졌다. 모든 생명은 평등한 것이 세상의 이치이련만, 어떻게 그런 끔찍한 일들을 자행할 수 있는지 믿어지지 않는다. 이렇게 끔찍한 환경에서도 살아남은 사람들이 있다. 이 소설은 헝가리인이면서도 유대인인 생존자가 세계대전이 끝나고 재활 치료를 받으면서 인생의 사랑을 찾은 이야기를 그리고 있다. 사실 전체적인 줄거리는 그리 복잡하지 않다. 하지만 편지만으로 서로의 감정을 주고받으면서 새로운 삶의 희망을 찾는 과정은 요즘 같이 퍽퍽한 시대에 왠지 낭만적이다.

남자 주인공은 100명이 넘는 여자들에게 편지를 쓰기 시작한다. 물론 그 편지에 답을 하는 여자들은 절반도 되지 않았지만, 그 중에서도 끝까지 편지를 이어가는 여자들이 생겼다. 그리고 그 중에서도 좀 더 특별하게 생각되는 여자가 생겼다. 새벽마다 고열에 시달리는 병을 앓으면서도 기적적으로 살아남아 오랫동안 행복한 삶을 살았습니다라는, 거의 동화같은 결말이 실제로 있었던 이야기라는 사실이 놀라울 따름이다.

사실 남자 주인공의 경우에는 똑똑한 머리와 괜찮은 말솜씨를 지니고 있기는 하지만 외모는 그리 특별하지 않았다. 오히려 수용소 생활 때문에 치아는 없어졌고, 병 때문에 몸무게는 뼈밖에 안 남을 정도로 가벼웠다. 하지만 이런 외모적인 결함은 여자 주인공에게 큰 장벽은 아니었다. 물론 실제로 처음 봤을 때는 조금 거부감이 들기는 했지만 말이다. 이런 연애 과정들을 보면서 나도 이성을 볼 때 과연 무엇을 중요하게 생각해야 하는지 다시금 생각해보게 되는 계기가 되었다. 물론 처음 봤을 때는 외모가 중요하게 여겨지지만 좀 더 긴 인생을 함께 살아간다고 봤을 때 과연 외모가 계속 중요하게 될지는 의문이다. 그보다는 상대방이 나를 어떻게 생각하고 대해주는지, 그리고 서로 좋아하는 마음이 한결같이 변하지 않는지가 더 중요하지 않을까. 그런 의미에서 남녀주인공은 서로에게 꼭 맞는 짝을 만났다. 그리고 그들 사이에서 태어난 아이가 이 소설을 완성함으로써 그들의 사랑 이야기는 세상 사람들에게 오래도록 기억될 수 있게 남겨졌다.

때로는 진짜 사람들의 이야기가 소설보다도 더 극적인 경우가 있다. 아마 이들의 사연이 바로 그런 케이스이기도 하다. 말도 안 되는 이야기라고 할 수 있겠지만, 사랑 덕분에 남자 주인공은 죽지않고 병을 극복하고 오랫동안 살았다. 잔잔하면서도 순수한 사랑을 하는 사람들의 이야기를 보면서 꽤 재미있게 이 책을 읽었다. 과연 진정한 사랑이란 무엇일지 고민하는 사람이라면 이 책을 통해 나름의 해답을 찾아보는 것도 의미있을 것이다. 보다 많은 사람들에게 이 책이 힘들 때 마음의 위로가 되어주는 이야기가 되길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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