디너 클럽
사스키아 노르트 지음, 이원열 옮김 / 박하 / 2018년 2월
평점 :
절판


교외의 부유한 동네에 사는 사람들끼리 작은 모임을 만들었다. 부부 동반 모임으로 만나서 파티도 열고 같이 밥을 먹으면서 친분을 쌓아나가는 모임이다. 주인공인 카렌은 도시에서 살다가 갑자기 전원 생활을 하게 되니 조금 답답했는데, 이런 모임을 통해서 그동안 답답했던 기분이 조금 해소되는 느낌이 들었나보다. 그런데 갑자기 모임이 삐걱대기 시작하면서 문제가 생겼다. 평범해보이지만 절대 평범하지 않은 사건이 벌어지는 과정을 매우 흥미진진하게 그려내고 있다.

이 책을 읽으면서 사람의 욕망이란 무엇이길래 극단적인 상황까지 몰아가는 것인지 참 궁금했다. 그냥 모든 일은 순리대로 풀리기 마련인데, 그것을 어떻게든 자신의 욕심껏 바꿔보려고 애쓰다가 결국 참담한 결과를 맞이하게 되었다. 욕심을 부리더라도 자신이 가질 수 있는 만큼만 가져가야 하는데, 이 소설의 경우는 너무 극단적인 경우이다. 하긴 이런 설정을 해야 독자로 하여금 다음 이야기가 어떻게 전개될지 궁금해지는 요소를 끌어낼 수 있겠다.

외부에서 보면 정말 남부러울 것 없이 행복하게 사는 사람들이었다. 그런데 사실 그 내면을 들여다보면 남모를 비밀을 하나씩은 가지고 있었다. 여주인공인 카렌만 해도 아주 약간은 속물적이고 이기적인 캐릭터라는 생각이 들었다. 그나마 이 책에 등장하는 사람들 중에서는 이성적인 사람이었음에도 불구하고 말이다. 요즘에는 일부일처제에 만족하지 못하고 이혼하는 사람들이 늘어난다고 하더니, 이 작품은 그런 사회적인 세태를 무척 잘 보여준다. 솔직히 그렇게 생각하는 사람들의 사고방식이 궁금하기는 하지만 나라면 차마 그렇게 행동하지는 못할 것 같다. 주인공이 그랬듯이 한 번의 실수로 평생 마음의 상처를 담아가며 살고 싶지는 않기 때문이다.

수많은 오해와 억측, 다툼 끝에 어떻게든 이 이야기는 끝을 맺는다. 그런데 왠지 마음이 편치 않다. 이 이야기를 읽는 동안은 무척 흥미롭고 짜릿했으나 그 끝은 씁쓸하다. 개인적인 관점으로 보면 육체적인 욕망을 채우는 것도 중요하겠지만, 그보다는 정신적인 풍요로움을 찾는 것이 더 중요하다고 본다. 섹시하고 도발적인 소설이지만 삶에서 무엇이 중요한지 다시 되돌아보게 만드는 작품이기도 하다. 평소에 스릴러나 추리소설을 좋아하는 독자라면 이 책도 분명 흥미로울 것이라 확신한다. 잠 못 이루는 밤에 이 책과 함께 시간을 보내는 것도 그리 나쁘지 않은 제안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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