을의 철학 - 2019 청소년 교양도서 선정
송수진 지음 / 한빛비즈 / 2019년 3월
평점 :
장바구니담기


철학자의 생각이란 그저 책 속에서만 맴도는 공염불인줄 알았다. 그런데 이 책을 읽고 나니 철학자들의 글이 새롭게 보인다. 이 사람들이 어떤 상황 속에서 이런 글을 썼고, 또 실생활에서는 어떻게 해석하고 받아들일 수 있는 것인지 다시 생각해보게 되는 계기가 되었다.

요즘에 우리 사회에서는 갑과 을이라는 단어가 유난히 많이 보인다. 이미 존재했던 단어들이기는 하지만, 사회 계층의 차이가 심해지면서 이런 단어들이 더 많이 쓰이는 것이 아닌가 싶다. 이 책을 쓴 저자는 이 사회의 수많은 을 중에서도 마음의 상처를 많이 받았던 케이스인 것 같다. 사실 나도 갑의 입장이라고 말하기는 어렵지만, 그렇다고 해서 많이 괴롭힘을 받은 을은 아니다. 그냥 다른 사람들과 평범하게 직장에서 정직하게 일하는 회사원일 따름이다. 하지만 같은 노동자라고 해도 좀 더 마음을 많이 다치는 사람들도 있기 마련이다.

아주 약간은 더 예민하게 여겨질 수도 있지만, 많은 철학자들의 글을 읽고 그 안에서 어떤 해답을 찾다보면 저자처럼 마음의 평화를 얻을 수도 있다. 그리고 놀라운 것은 엄청나게 어렵게만 여겨졌던 철학들이 아주 조금은 쉽게 보일 수도 있겠다는 인식의 전환이 일어났다는 것이다. 사실 우리 집에도 이 책에 등장하는 철학자들 중 몇 명이 쓴 책들이 있는데, 조금 읽다가 어려워서 그냥 다시 책장에 넣어두었었다. 그런데 여기에 나오는 것처럼 철학을 나의 실제 생활에 대입해서 생각해본다면 이 철학자들의 생각이 그냥 퀘퀘묵은 이론만은 아니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이 책을 읽으면서 고리타분한 철학자들이 조금은 친근하게 여겨지게 되었다. 가끔은 어떤 대목을 읽을 때 이해하기 어렵다 싶은 부분도 있기는 했지만 그럴 때는 책 읽는 속도를 조금 늦춰서 여러번 곱씹다보면 그 내용이 충분히 이해가 된다. 오랜만에 제대로 된 독서한 기분이다. 물론 철학이 그렇게 쉽지만은 않은 글이지만, 그렇다고 너무 멀리할 글은 아니라는 생각이 들었다. 과연 나의 삶에서 철학이 어떤 역할을 할 수 있을지 궁금하다면 이 책을 한 번 읽어보길 바란다. 생각보다 철학은 우리 삶과 그렇게 동떨어있지 않다.


댓글(0) 먼댓글(0) 좋아요(1)
좋아요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