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를 봐
니콜라스 스파크스 지음, 이진 옮김 / arte(아르테) / 2019년 3월
평점 :
절판


이렇게 우여곡절이 많은 인연이 있을까. 이 책을 읽으면서 든 생각은 이 책이 참으로 현실적이지 않지만 굉장히 매력적인 작품이라는 것이다. 적당한 나이의 남녀가 매우 우연히 만나서 사랑에 빠지는 것은 사실 흔한 일이다. 하지만 그 후에 그들이 겪은 사건을 보면 그래서 이 이야기가 소설일 수 밖에 없다는 사실을 다시금 깨닫게 된다. 이렇게 짧은 시간 안에 모든 것들이 정리되고 한결같이 좋은 사람들이란 현실에서는 거의 보기 힘든 캐릭터이니 말이다.

이 작품의 제목은 짧으면서도 강렬하다. 사랑하는 사이에서 상대방을 가식없이 똑바로 바라보기는 정말 진실된 마음없이는 기대하기 힘든 행동이기도 하다. 처음 만남부터 숨기는 것 없이 모든 것을 솔직히 털어놓은 이 주인공 커플은 시작이 조금 두렵기는 했지만, 덕분에 어려운 일이 닥쳐도 서로를 믿고 쉽게 이겨낼 수 있었다. 소설이기 때문에 조금 과장된 면은 있었다하더라도 모든 인간관계에서 가장 중요한 요소인 '신뢰'가 없었더라면 아마 매우 힘들었을 것이다. 두 사람이 만나면서 순간적이고 폭풍이 몰아치는 듯한 사건들이 연이어 벌어지는 덕분에 이 이야기를 읽는 독자는 단 한 순간도 지루할 틈이 없다.

이 책은 로맨스인가 서스펜스인가 그 정체를 금방 파악하기 어려울 정도로 여러 사건들이 동시다발적으로 일어난다. 처음에는 보통 흔하게 볼 수 있는 로맨스로 시작하지만, 앞에서 깔아놓았던 복선들이 후반에 등장하면서 전에 읽었던 이야기를 다시 되짚어보아야 하는 경우가 종종 생긴다. 몸만 잘 쓸 것이라고 생각했던 남자 주인공은 알고보니 머리 회전이 엄청 빠른 사람이었고, 똑똑한 엘리트처럼 보이는 여자 주인공은 후반으로 갈 수록 주변 사람들의 도움없이는 뭐 하나 제대로 하기 힘든 연약한 사람이었다. 이렇게 급격한 캐릭터의 변화가 썩 마음에 들지는 않지만, 그래도 전체 이야기의 전개상 무리한 설정은 아니었으니 일단 봐줄만 했다.

이 책의 뒷 표지에 쓰여있듯이 사랑에 빠지는 것은 사실 조금 두렵다. 예측하기 어렵고 사랑이 끝난 후에는 큰 아픔이 있다는 것을 이미 경험해본 사람들은 이미 알고 있으니 말이다. 하지만 그럼에도 불구하고 사람들이 끊임없이 사랑을 찾아 헤메는 것은 사랑을 하는 동안 느낄 수 있는 달콤함의 유혹을 떨쳐버리기란 무척 어렵기 때문일 것이다. 이 작품 속 주인공들은 무척 빠른 시간 안에 상대방에게 빠져들었고, 또 함께 힘든 일을 헤쳐나왔다. 아마 인생에서 큰 이변이 없는 한은 동화 속 왕자님과 공주님처럼 두 사람이 오래오래 함께 행복하게 살게 되지 않을까 싶다.

참으로 오랜만에 흥미진진한 로맨스 소설을 발견했다. 뭔가 달달한 사랑이야기와 함께 약간의 범죄 스릴러 소설을 맛보고 싶다면, 이 책을 한 번 읽어보는 것도 괜찮겠다. 전체적으로 구성이 나쁘지 않고, 어떤 어려움이 있어도 모든 것을 극복할 수 있는 사랑 이야기를 읽으면서 자연스럽게 감정이입시킬수 있으니 말이다. 로맨스가 고픈 사람들에게 이 책을 적극 추천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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