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2년동안 아마존에서 배운 것들

나는 아마존에서 미래를 다녔다
박정준 지음 / 한빛비즈 / 2019년 3월

인터넷 쇼핑을 좀 해봤다는 사람 중에 아마존이라는 사이트를 모르는 사람은 없을 것이다. 원래는 인터넷 서점으로 시작해서 지금은 유통 및 인터넷 서비스와 관련된 다양한 사업을 펼치고 있는 기업이다. 세계적으로 유명한 기업으로 이 곳에서 일하는 사람이라고 하면 무척 재능이 뛰어날 것 같은 이미지가 떠오르는 것도 사실이다. 그런데 경쟁이 무척 치열하다는 미국 기업에서 무려 12년이나 근속한 한국인이 있다고 한다. 지금은 아마존에 근무하고 있지 않지만, 이렇게 오래 다닌 기록은 그리 흔치 않아서 그 경험을 바탕으로 이 책이 나오게 되었다.

사실 아마존에 대해 쓴 책들은 시중에 이미 몇 권 나와있다. 하지만 그 중에서도 이 책이 좀 더 특별한 이유는 아마존에서 근무한 사람의 입장에서 정말 솔직하게 아마존의 장단점을 풀어놓았다는 것에 있다. 보통은 아마존이 좋은 점에 대해서만 강조해서 쓰는데, 경쟁하는 문화가 사실 무작정 좋은 것만은 아니다. 단시간에 빠르게 성장하려면 많은 사람들의 희생과 노력이 뒷받침되어야했다는 현실이 이 책을 통해 드러난다. 사실 책 내용을 보면 좋지 않은 점에 대해서는 무척 짧게 쓰여있지만, 회사 생활을 하고 있는 입장에서 보면 은근히 스트레스 받는 일이 많았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무엇보다 아마존 문화에서 마음에 들었던 점은 목표를 실행하기 위해서 기초를 튼튼히 하고, 재빠르게 움직인다는 점이다. 사실 이것은 인터넷 기업이기 때문에 가능한 일일 수도 있는데, 아무래도 오프라인 기업보다 시장 상황에 민첩하게 움직일 수 있도록 회사의 모든 자원을 집중한다는 컨셉이 인상적이다. 그리고 치열한 경쟁 문화이기는 하지만 그 와중에서도 본인이 원한다면 성장할 수 있는 기회를 다양하게 가질 수 있다는 것도 장점으로 꼽을 수 있다. 이런 조직 문화는 우리나라의 기업에서도 조금씩 도입되고 있는 부분이라 긍정적인 영향으로 생각한다. 아마존을 거친 많은 사람들이 효율적인 문화에 길들여져서 다른 곳에서라도 좀 더 능력을 발휘할 수 있는 기초를 다졌다는 점에서 의미가 있다고 본다. 저자도 지금은 아마존의 플랫폼을 베이스로 하여 개인 사업을 하고 있는데, 나름 먹고살만한 것 같기는 하다.

세계적으로 유명한 회사를 다녔다고 해서 내가 그 회사가 되는 것은 아니지만, 적어도 일류 기업이 왜 일류 기업이 될 수 밖에 없는지 시스템을 배울 수 있다는 점에서 좋은 회사에서 일하는 것은 개인적으로도 좋은 경험이라고 생각한다. 어떻게 보면 회사의 소모품이라고 생각할 수도 있지만, 다르게 생각하면 나의 능력을 다양하게 활용해볼 수 있는 장소라고 볼 수도 있다. 내가 노력하는 만큼 성장할 수 있는 회사라면 조금 힘들어도 어느 정도까지는 감수할만한 가치가 있다. 아마도 아마존은 저자에게 그런 곳이 아니었을까 싶다. 보다 많은 사람들이 이 책을 통해서 아마존이라는 곳이 어떤 곳인지 좀 더 실감나게 알아보고, 어떤 점을 배울 수 있을지 알게되는 시간이 되길 바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