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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 우주는 온통 너였어 - 마음이 쏟아지던 그날의 밤, 우리의 반짝이는 이야기
명민호 지음 / 위즈덤하우스 / 2019년 2월
평점 :
읽고 있으면 왠지 모르게 마음이 따뜻해지는 책이 있다. 모든 책이 다 그렇겠지만, 작가의 감성이 모나지 않고 둥글둥글한 책을 읽는 동안은 그 따사로움에 푹 빠지게 된다. 이 책에 나오는 이야기가 마치 나의 이야기인양 말이다. 이 책도 가볍게 읽을 수 있지만 마냥 가볍지만은 않은, 그런 책이다. 그리고 모든 에피소드가 나의 이야기는 아니어도 사랑을 해 본 사람이라면 이와 비슷한 상상이나 경험을 해봄직한 그런 이야기들이 가득 담겨있다.
요즘에 포털 사이트나 SNS에 올라오는 그림 중에 유난히 눈길을 끄는 그림들이 있다. 특별히 홍보하지 않아도 그런 그림들은 사람들의 손소문을 타고 슬며시 퍼져나간다. 이 작가의 그림도 그런 과정을 통해 책으로 나오게 되었다. 사실 그림을 잘 그리는 작가들은 많다. 한국 사람들 중에 손재주가 좋은 사람들이 많아서 그런지 몰라도 인터넷에 올라온 그림들을 보면 참 재주많은 사람들이 많다는 생각을 하고 있었다. 그런 그림들 중에 이 그림들이 좀 더 특별하게 여겨지는 이유는 아마도 너무 과하지 않으면서도 왠지 나를 닮은 일상을 그렸기 때문이 아닐까 싶다. 아니면 나도 이런 감성을 갖고 싶다는 약간의 로망도 들어가 있을 수 있겠다.
사실은 무엇보다 제목이 마음에 든다. 내가 온통 그 사람의 전부일 수 있다니. 많은 여자들이 연애하면서 꿈꾸는 로망 중의 하나가 아닐까 싶다. 영원한 사랑은 없다지만, 이 그림들을 보고 있으면 왠지 나도 예전에 그랬었지라는 추억을 되새기는 역할이 될 수도 있다. 연애를 주제로 한 그림들이 대부분이지만, 마지막 부분에는 사회적으로 소외된 위치에 있는 분들을 그린 이야기도 있다. 많이 화려하지는 않아도 수수한 내용들이 왠지 끌린다.
사진은 찰나의 순간을 잡아내지만, 그림은 그 순간을 다시 되새기며 되짚어보게 만드는 매력이 있다. 사랑하는 사람에게 선물하고 싶은 책을 찾고 있다면 이 책도 선물 후보에 올려보는 것도 괜찮겠다. 이 책을 읽으면서 내가 좋아하는 사람을 떠올리는 것만큼 행복한 일도 없을테니 말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