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자리 빅뱅이 다가온다
대럴 M. 웨스트 지음, 김인수 옮김 / 한빛비즈 / 2018년 12월
평점 :
절판


기술이 발전하면서 사람을 대체할 수 있는 일자리는 늘어나고 있다. 현재 개발되고 있는 기술 중 가장 빨리 사라질 것으로 예상되는 직업은 운전사, 캐셔, 물류 관리 업종이 아닐까 싶다. 이 분야에 대한 기술이 가장 빨리 개발되고 있기 때문에 뉴스나 각종 이슈거리로 자주 떠오르는 것도 사실이다. 지금 이 분야에 종사하고 있는 사람들이 상당히 많은만큼 사회적인 불안도 늘어나고 있는 것 같은데, 이런 상황을 반영하여 이 책의 저자는 다양한 사회 문제와 해결책을 제시하고 있다.

우선 이 책은 미국을 기준으로 쓰여진 책이라는 점을 명확하게 해야한다. 따라서 한국의 현실과는 조금 다른 내용이 있을 수 있다. 한국도 마찬가지이지만 가장 AI기술이 활발하게 발전하고 있는 국가 중의 하나가 바로 미국이다. 물가가 오르면서 사람에게 지급되는 임금이 지속적으로 오르는 상황에서 기업은 마냥 늘어나는 임금을 부담할 수 있을만큼 여력이 많지는 않다. 어떤 사람들은 기업이 사회적인 책임을 다 해야한다고 하지만 사실 그것도 해당 기업이 시장에서 살아남을 수 있는 성장 동력을 가지고 있을 때 해당되는 이야기이다. 특별히 이익을 추가 창출하지 않는 이상 가파른 속도로 오르고 있는 임금 수준을 맞출 수 있는 기업은 생각보다 많지 않다. 그래서 많은 기업에서는 일부 초기 투자비가 발생하더라도 특정 업무에 대해서 임금에 대한 이슈가 없는 기계 자동화를 적극적으로 검토하고 있는 것도 사실이다. 모두가 함께 잘 살자는 최저임금 상승은 달성하였으나, 이제는 최저임금을 지급해야하는 직업 자체가 없어지고 있는 상황이다. 임금이 낮은 수준일 때는 기업 입장에서 인건비가 별로 부담되지 않았지만, 지속적으로 임금이 오른다면 이것도 분명히 부담스러운 비용임에 틀림없다. 이런 상황은 한국 뿐만이 아니라 전 세계적으로 공통적인 현상이다. 한국의 최저 임금 수준은 선진국에 비해서는 낮은 수준이라 이제서야 이런 이슈가 터져나오는 것이지만, 선진국에서는 이미 인건비가 높은 수준으로 많은 부분에서 기계 자동화가 이루어지고 있다.

지금 이 시점에서 저자가 제시한 방법들은 다양하지만, 인상적인 부분 중의 하나는 사람들이 먹고 사는 문제에 대해서 정부는 어느정도 사회적인 책임을 질 필요가 있다는 내용이었다. 소둑 최상위층으로부터 보다 많은 세금을 걷어서 살기 어려운 사람들에게 복지를 베풀면 된다는 기본적인 개념은 대부분의 사람들이 동의하지만, 문제는 실질적으로 과연 그것을 어떻게 실현할 것인가 하는 것이다. 정책을 만드는 사람들이 소득 높은 사람들에게만 유리한 법을 만들다보니 결국 애매하게 중간 계층에 있는 사람들의 세금만 점점 늘어간다. 저자는 미국 정치를 어떻게 개선하면 좋을지 해법을 제시하고 있지만, 실제로 실현되려면 상당한 시간이 걸릴 것 같다.

또한 전통적인 일의 개념을 다시 한 번 생각해볼 필요가 있다. 지금은 모든 사람들이 사무실에 출근해서 일하고 퇴근하는 삶을 일이라고 규정하고 있지만, 앞으로 변화하는 현대 사회에서는 이제 이렇게 고정적인 출근지가 정해져 있는 직장이 그리 많지 않을 것이다. 그렇다면 문제가 되는 것이 각종 사회보험과 건강보험의 혜택을 받을 수 없다는 것이 임시직으로서는 가장 어려운 점일텐데, 이것만 어떻게 해결할 수 있도록 제도 개선을 하고, 일을 새로운 관점에서 바라볼 필요도 있다. 사실 지금은 일을 나와는 상관없는 가치를 창출하기 위해 하는 경우가 꽤 많다. 이것은 산업사회로 접어들면서 가장 크게 바뀐 패러다임 중의 하나이다. 사실 사회를 이루는 가장 기본적인 단위는 가정이다. 가정을 잘 유지하기 위해서 하는 일도 분명히 중요한 일이 될 수 있다. 경제적인 뒷받침이 되어야 하겠지만, 가정과 관련된 일도 하나의 중요한 일로 간주하는 사회적인 분위기도 필요하다고 본다. 왜냐하면 앞으로 사회는 보다 파편화되고 작은 조직 단위로 움직이기 때문에 구성원이 심리적인 안정을 얻는 곳은 결국 가정이 될 수밖에 없다. 이런 가정을 잘 유지하는 것만으로도 충분히 건강한 사회가 될 수 있다.

지금도 사회 곳곳에서 변화의 움직임이 보이고 있지만, 아직 오지도 않은 미래를 지나치게 걱정하는 사람들도 일부 있다. 지금은 반대의 목소리를 내서 도입 속도를 늦추는 것은 사실 한계가 있다. 어차피 언젠가 다가올 미래라면 긍정적으로 받아들이는 자세가 더 필요하지 않을까 싶다. 이 책이 보다 많은 사람들에게 앞으로 어떻게 나는 살아가야할지 좀 더 깊이있게 생각해보는 계기가 되길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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