보이지 않는 가격의 경제학 - 바코드 속에 숨겨진 소비자와 판매자의 치열한 심리싸움
노정동 지음 / 책들의정원 / 2018년 1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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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본주의 사회에서 모든 물건은 돈을 주고 사야 한다. 어떤 물건은 비싸고 또 어떤 물건의 가격은 저렴하다. 물론 원가라는 개념을 바탕으로 만들어진 가격이기는 하겠지만, 일반적인 가격 논리로 설명되지 않는 가격도 많다. 이 세상 모든 물건의 가격 원리는 알 수 없지만 몇 가지 대표적인 물건들의 가격이 어떻게 매겨지는지 알아보는 것도 상당히 흥미로운 일이다. 이 책은 우리나라에서 대중적으로 소비되는 물건들에 대한 가격 이야기를 재미있게 풀어내고 있다.

사실 가격과 관련된 책을 예전에도 읽은 적이 있어서 가격이 어떻게 형성되는지는 대략 알고 있었으나, 그 때는 다루어지지 않았던 주제들도 보인다. 다양한 분야의 가격을 다루고 있고, 실생활에서 흔히 쓰이는 주제이다보니 읽는 동안 정말 생활의 지혜로도 활용할 수 있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올 여름 가장 많이 보였던 광고 문구 중의 하나는 "수입 맥주 4캔에 만원"이었다. 사실 국내산 맥주도 비슷한 가격대를 형성하고 있는데, 다양한 맛을 즐길 수 있는 수입 맥주를 국산 맥주와 비슷한 가격에 즐길 수 있다니, 솔깃한 제안이기는 하다. 분명히 먼 곳에서 가져온 물건임에도 불구하고 어떻게 이런 가격이 형성될 수 있는지 궁금했었는데, 이 책을 통해서 그 가격의 비밀이 풀렸다. 이것은 우리나라의 독특한 주세 산정방법 때문에 이런 결과가 나오게 된 것인데, 소비자로서는 이런 경쟁이 반가울 따름이다.

그리고 어느새 점점 오른 라면의 가격을 보면 더 이상 라면이 서민 식품은 아닌 듯 하다. 여러가지 물가 상승률을 고려했겠지만, 그래도 내 월급 상승분이 물가 상승률을 따라가지 못하는 현실을 보면 나중에는 라면도 고급 식품이 될 지도 모르겠다. 그리고 이미 프리미엄 라면들이 많이 등장한 덕분에 가볍게 라면 하나 사먹기도 조금은 부담스러운 현실이기도 하다. 이런 가격 정책의 이면에는 기업의 다양한 전략들이 숨어있었다. 어떻게든 기업은 최대 이윤을 내는 것이 존재의 이유이기 때문에 이해는 가지만 내 돈을 주고 사먹는 소비자 입장에서는 좀 억울하기도 하다.

이 외에도 수많은 제품과 서비스의 가격에 대한 이야기들이 줄줄이 사탕처럼 쏟아져나온다. 책 제목만 봐서는 조금 지루할 수도 있겠다 싶은데, 막상 읽어보면 항상 보던 물건들에 대한 이야기이기 때문에 피부에 와 닿는 내용들이 많다. 그 어떤 가상의 이야기보다 더 재미있는 것이 현실의 이야기이다. 이 책을 통해 내가 돈을 주고 사는 것들이 어떤 방식으로 가격이 정해지는지 알아보는 재미를 느껴보길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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