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화기자의 글쓰기 수업 - <씨네21> 주성철 기자의 영화 글쓰기 특강
주성철 지음 / 메이트북스 / 2018년 1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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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화를 보고나면 그 감상을 제대로 옮기고 싶은데, 사실 몇 문장을 쓰고 나면 딱히 쓸 말이 없다. 영화 장면에 대해서 몇 개 쓰고, 나의 느낌을 쓰고 나면 딱히 쓸 말이 없다. 인터넷에서 정말 잘 쓴 영화 리뷰를 보면 어떻게 이런 글을 쓸 수 있을지 참 궁금했었다. 물론 나보다 영화를 훨씬 많이 보고 더 많은 관련 지식이 있기 때문에 더 좋은 글을 쓰는 것이겠지만, 그래도 뭔가 노하우가 있지 않을까 싶었다. 일반적인 글쓰기 책은 시중에 많이 나와있지만 영화 리뷰만을 위한 글쓰기 책은 그동안 찾기 힘들었다. 그러던 와중에 이 책을 발견하게 되어 무척 두근거리는 마음으로 읽었다.

좋은 영화글을 쓰는 비법은 사실 생각보다 대단하지는 않았다. 일단 어떤 영화를 보기 전에 관련된 영화를 먼저 챙겨보고 사전에 정보 조사를 하는 것으로부터 시작한다. 놀랍게도 영화를 보지 않고도 보도 자료나 감독의 이력 등을 조합해서 그 영화에 관련된 글을 쓰는 것이 가능하다고 한다. 사실 나는 영화에 대한 이해가 그리 깊지 않고 그냥 시간 때우기용으로 영화를 보다보니 결과적으로는 깊이있는 영화글을 쓰기가 어려웠던 것이었다. 좋은 영화글을 쓰기 위해서는 세계 영화사 100에 나와있는 영화를 본다거나 어떤 감독의 작품들을 다 챙겨보는 등 그 나름대로 상당한 노력을 기울여야 한다. 그리고 어느정도 머릿속에 정리된 후에 글을 쓰면 좀 더 좋은 글이 나온다. 그리고 영화는 시간을 들여서 봐야 하는 작품이기 때문에 좋은 대사나 장면이 나오면 그 때 그 때 메모를 하면서 보는 것도 나중에 리뷰를 쓸 때 도움이 된다고 한다.

그 외에도 오랜 시간을 들여서 쓴다고 좋은 글이 나오는 것이 아니라는 대목은 나도 공감이 갔다. 사실 책 리뷰를 쓸 때도 오랫동안 고민한다고 좋은 글이 나오지 않는다는 것은 이미 경험을 통해서 알고 있었다. 어떤 경우에는 생각나는 대로 글을 쓸 때 더 좋은 글이 나오는 경우도 있다. 그래서 일단 신작이 빨리 나오는 영화 리뷰의 경우에는 빨리 쓰는 것이 더 효과적일 때도 있다. 그리고 좋은 글을 습작하거나 모방하는 것도 도움이 된다. 좀 더 좋은 글을 쓰기 위해서 트레이닝하는 사람들에게는 이런 방법도 비교적 빠른 시간 내에 글의 수준이 올라갈 수 있는 방법이라고 본다.

영화 글쓰기 방법과 함께 요즘 영화계 이야기, 그동안 작가가 만났던 사람들의 이야기 등 재미있는 영화계 뒷이야기도 실려있어서 이 책을 읽는 내내 무척 흥미로웠다. 사실 영화계에 있는 사람이 아니면 이런 이야기들은 알기가 어렵다. 영화인도 아니고 기자도 아닌 애매한 중간자적인 위치에 있는 영화 기자이지만, 또 그 때문에 가질 수 있는 직업적인 매력은 충분히 있다고 본다. 영화 기자를 꿈꾸는 사람이나 좋은 영화글을 쓰고 싶은 사람이라면 이 책은 한번쯤 읽어볼만한 가치가 있다. 이 책을 다 읽을 즈음이면 영화글이란 어떤 것인지 각자 나름대로 주관이 생길 것이다. 보다 많은 사람들이 이 책을 통해서 영화 기자의 본질에 대해서 다시 생각해보는 계기가 되길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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