데드 하트
더글라스 케네디 지음, 조동섭 옮김 / 밝은세상 / 2017년 5월
평점 :
품절


여행 책자에서 본 호주는 참 매력적인 나라이다. 사실 대지에는 넓은 사막밖에는 아무것도 없지만 그 아무것도 없는 곳에서 무언가를 발견하는 것이 호주 여행의 백미가 아닐까 싶다. 이런 호주의 매력에 홀려서 아무 생각없이 호주로 떠난 사람이 있다. 그 사람은 바로 이 책의 주인공인 닉이다. 특별히 삶의 목표도 없고 그냥 되는 대로 살아가다가 훌쩍 호주로 여행을 왔다. 건장한 미국 남자이기 때문에 여행 중 뭔가 특별한 위험은 없을 것이라고 생각했는데, 생각보다 그의 호주 여행은 만만치 않다. 

야생 그대로의 모습을 가진 여인인 앤지를 만나면서 그의 인생은 완전히 달라진다. 사실 세상에 이런 마을이 또 있을까 싶을 정도로 오지 중의 오지인 마을에 붙잡혀서 옴짝달싹 못하는 신세가 되어버린 것이다. 자유롭게 돌아다니던 영혼인 닉은 하룻밤 사이에 매우 폐쇄적이고 작은 커뮤니티의 일원이 되어야만 하는 상황에 갇혀버렸다. 

사실 이 상황의 설정이 황당하고 매우 거친 측면은 있으나, 아예 불가능한 일도 아니겠다는 생각은 들었다. 기술 문명이 매우 발달하기는 했지만, 세상에는 아직 이런 문명의 혜택을 받지 못하는 곳도 분명히 많다. 처음에는 무척 이상적인 도시로 시작했으나 모든 사람들을 이렇게 한 곳에 가두어두는 것은 사실 거의 불가능하다고 봐도 무방하다. 겨우 한 세대를 넘어가는 과정에서 주인공에게 닥친 위험이 발생했다. 아무리 살기 어려워도 다른 사람들과 함께 살지 못하는 사회는 공멸할 수 밖에 없다는 극단적인 예를 잘 보여준다. 아마 이 경험을 통해서 닉은 완전 새로운 사람으로 다시 태어나게 된 계기가 되지 않았을까 싶다. 결말을 미리 알면 재미없으니 자세한 설명은 생략하겠다.

아무 목표 없는 삶은 이렇게 최악의 결과를 불러올 수 있다. 그냥 되는대로 삶을 살아갈 수도 있지만 그렇게 보낸 인생은 참 재미없을 것 같다. 그리 거창한 목표가 아니라도 매일 작은 것들을 성취하면서 사는 삶이 더 가치있지 않을까 싶다. 자신을 제대로 돌보지 않은 대가를 너무나도 크게 치뤘지만, 아마 이 책을 읽는 독자들도 갑자기 머리를 한 대 맞은 것과 같은 충격을 받지 않았을까 싶다. 아무것도 없는 황무지에서 일어난 일이지만 이 책을 읽는 내내 다음 이야기가 어떻게 전개될지 너무 궁금해서 책을 손에서 뗄 수가 없었다. 역시 이 책의 작가인 더클라스 케네디는 타고난 이야기꾼임에는 틀림없다. 흥미진진한 이야기를 찾고 있다면 단연 이 책을 추천한다. 무료한 시간 때우기용으로는 제격이니 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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