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븐이브스 3 - 5천 년 후, 완결
닐 스티븐슨 지음, 송경아 옮김 / 북레시피 / 2018년 9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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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느날 갑자기 달이 없어진다면, 지구에는 어떤 일이 생기는 것일까. 이런 상상에서 시작된 이 이야기는 어느새 마지막 이야기에 이르렀다. 이제 전편에 등장했던 주인공들은 전설 속의 인물들로 남았고, 그 후손들이 번성하여 새로운 이야기를 만들어 나간다. 이전에 등장했던 주인공들의 특성을 그대로 닮은 후손들의 이야기라 비슷한 특성을 아직도 가지고 있으면서도 새로운 캐릭터들이 추가되어 신선한 느낌이다. 

하드레인이 내린 후 5000년이 지나자, 지구도 다시 생물이 살 수 있는 환경이 만들어졌다. 물론 그것은 우주에 쏘아올려진 사람들의 후손들이 적정한 지구 환경을 만들기 위해 노력한 결과이기도 하다. 엄청난 화염으로 인해 지구에 남겨진 사람들은 다 죽었을 것으로 생각했지만, 정말 인간의 끈질긴 생명력으로 살아남은 사람들이 있었다. 어떻게 살아남았는지 나름대로 자세하게 묘사를 하고 있는데, 이 모든 상황에 대한 설명이 가능한 작가의 상상력이 무엇보다 대단한 것 같다. 

아직 2000년대를 살고 있는 나로서는 5000년 후에 어떤 일이 벌어질지 상상조차 하기 어렵다. 지구에서 인류가 쌓아올린 모든 문명이 무너지고 다시 재건하는 과정이 있었기 때문에 사실 5000년 후라고 해도 과학기술은 현재와 크게 다르지 않거나 오히려 조금 뒤떨어지는 면도 있다. 그래서 지금의 과학기술로 아예 상상도 할 수 없는 기술은 등장하지 않는다. 지금까지 가지고 있던 모든 것이 없어진다는 가정하에 쓰여진 작품이기 때문에 이렇게 이야기를 풀어내는 작가의 능력도 대단하다는 생각이 든다. 

사실 이 시리즈를 읽으면서 오랜만에 참 따라가기 버거운 소설이라는 생각이 들었다. 물론 천천히 읽으면 충분히 이해는 가는 부분이지만, 하드코어 SF 소설답게 지금은 존재하지 않는 과학기술에 대한 묘사가 매우 뛰어나다. 소설을 읽을 때 스토리의 흐름을 주로 읽던 습관이 있어서 이렇게 묘사가 많은 작품을 읽을 때면 좀 더 집중력을 많이 발휘해야 하기 때문에 읽는 속도가 좀 느려진다. 

꽤 오랜 시간동안 떨어져 있다가 다시 만나니 서로의 모습이 사실은 많이 변해있었다. 자신이 살고 있는 환경에 맞게 진화한 인간은 서로에게 약간의 경계심마저 가지고 있다. 어떤 모습이 더 낫다고 말하기는 어렵지만, 다양한 모습이 함께 사이좋은 모습으로 공존하는 사이가 가장 이상적이 아닐까 싶다. 많은 사람들이 모여 있으면 다툼이 있기 마련이지만 그런 과정도 분쟁을 해결하기 위해서는 필요불가결한 요소라고 본다. 

아무튼 이렇게 오랜 시간동안 떨어져있다가 다시 재회한 사람들이 만나서 또 어떤 새로운 역사를 쓰게 될지 무척 궁금하다. 이렇게 3권으로 완결이라니 많이 아쉽기는 하지만, 오랜만에 독특한 주제의 SF 소설을 만나게 되어서 독특한 경험이었다. 색다른 SF 소설을 만나고 싶다면, 이 책을 꼭 한 번 읽어보길 바란다. 이 작품에 실려있는 끝없는 상상력의 깊이와 광대함은 처음에 무엇을 생각했든 상상 그 이상일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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