을의 연애 - 늘 버티는 연애를 해온 당신에게
을냥이 지음 / 생각정거장 / 2018년 8월
평점 :
품절


인터넷을 보다가 왠지 공감가는 4컷 만화를 발견했다. 그림체가 엄청 귀엽다고 생각했는데, 내용도 나름 진지하다. 연애에 있어서 과연 갑과 을이 존재하는 것일까 생각했었는데, 마음의 균형이 맞지 않으면 자연스럽게 갑과 을이 생기는 것 같다. 어떤 사람은 을보다는 갑이 더 좋다고 생각하겠지만, 사실 곰곰히 생각해보면 과연 갑이 을보다 더 좋은 것인지는 잘 모르겠다. 을에서 바라본 갑이란 상대방을 생각하는 마음이 별로 크지 않은 건데, 계속 그런 태도만 취한다면 정말 누군가를 진심으로 좋아할 수 있을까. 갑은 연애하기는 편할지 몰라도 왠지 평생 마음 한 구석이 외로울 것 같다. 

이 책은 철저하게 을의 입장에서 바라본 연애의 모습이다. 연락이 잘 되지 않아서 답답하고 나를 우선으로 생각하지 않는 것 같아서 초라하게 여겨지는 을의 마음이 그대로 전해진다. 정말 누구를 진심으로 좋아해봤다면 한 번쯤은 을의 연애를 해보지 않았을까. 그래서 많은 사람들에게 충분히 공감을 얻을 수 있는 내용들이 많다. 이 책은 비록 을의 연애에 대해서 쓰고 있지만, 사실 이 책을 읽고 있으면 어떻게 좋은 연애를 할 수 있는지 생각해보게 된다. 나도 모르는 사이에 의도치 않게 상대방에게 상처를 주었을 수도 있고, 상대방은 큰 의미를 부여하지 않았겠지만 나도 상처를 받은 경우도 있다. 정말 솔직하게 서로의 마음을 열어보지 않는 이상은 상대방의 상처를 알 수 없다. 하지만 그 모든 상처들을 다 꺼내놓는다는 것은 더 큰 상처를 만들수도 있어서 선뜻 내키지 않는다. 

사실 나는 갑을 관계에서 갑이 되고 싶지 않다. 혹시나 갑처럼 보인다면 그건 그냥 처음이라 어떻게 해야할지 모를 뿐이다. 처음부터 모든 것을 잘 하는 사람은 없으니 말이다. 잘 하지 못하는 것이라도 천천히 다듬어나간다면 나중에는 잘 할 수 있다. 상대방의 호의를 당연한 것이라고 생각하고 처음부터 배려하지 않았으니 지금도 배려하지 않아도 생각한다면 그것은 상대방에게 상처를 주는 일이다. 그런 사소한 것들이 쌓여서 서로에게 마음의 상처가 된다. 설사 괜찮다고 말해도 진심은 정말 괜찮지 않을 수도 있다. 

좋은 연애를 하려면 타이밍과 마음의 균형이 잘 맞아야 하는 것 같다. 아무리 좋은 두 사람이 만나서 연애를 한다고 해도 내가 원하는 그 타이밍에 맞지 않으면 그 진심은 전해지지 않는 것이니까. 그래서 사람의 인연은 따로 정해져있다고 하는가보다. 밀고 당기는 연애보다 둘 다 을이 되는 연애가 더 좋다. 연애를 하는 것이 꼭 누군가 우위를 차지해야하는 것은 아니니 말이다. 이 책을 보면서 건강한 연애에 대해서 좀 더 많이 생각해보고 마음의 위로를 받을 수 있어서 좋았다. 많이 아팠던 마음이 이 책 덕분에 많이 치유된 듯 하다. 일방적인 연애에 지친 사람들에게 이 책을 추천한다. 아마 이 책을 다 읽을 때 즈음이면 조금은 더 튼튼한 마음으로 치유된 자신을 발견할 수 있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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