빅 픽처
더글라스 케네디 지음, 조동섭 옮김 / 밝은세상 / 2010년 6월
평점 :
구판절판


뉴욕 월스트리트에서 착실하게 잘 근무하던 변호사가 하루 아침에 살인자가 되어버렸다. 보통은 이 시점에서 경찰에게 붙잡혀서 감옥살이를 하는 것이 통상적인 이야기이지만, 이 소설은 그렇게 진행되지 않는다. 어떻게 된 영문인지 주인공에게는 행운이 계속 잇달아 생겨서 사람을 죽이고도 그것을 무마할 수  있는 기회가 생기는 것이다. 시체를 처리하는 아이디어는 어쩌면 그렇게도 치밀하게 준비를 잘 하는지, 소설 속이니 가능한 이야기이다. 굉장히 많은 사건들이 순식간에 지나가면서 이야기를 읽는 독자로 하여금 지루할 틈을 느낄새가 없도록 만든다. 

한 때 베스트셀러였던 이 작품을 이제서야 읽게되었다. 예전부터 꼭 읽어보고 싶었는데, 다른 책들을 읽느라 미처 시간을 내지 못했었다. 잠깐 다른 책을 읽을 틈이 나서 이 책을 집어들게 되었는데 생각보다 너무 재미있어서 한동안 정신없이 읽었다. 상당히 두툼한 두께의 장편 소설임에도 불구하고 이 책의 전개는 상당히 빠른 편이라 절대 지루하게 여길 틈이 없다. 주인공은 월스트리트에서 근무하던 변호사라서 그런지 머리 회전이 비상하다. 변화하는 상황에 맞춘 대처 능력이 뛰어나기 때문에 자칫 잘못하면 그의 정체가 탄로날 수도 있었는데 위기 상황을 잘 극복한다. 

하지만 계속 거짓된 인생을 살면서 매순간을 전전긍긍해야하는 주인공을 보면서 조금은 안타까운 마음도 들었다. 사람들 앞에 당당히 나서지 못하고 항상 은둔해야하는 인생이 되어버렸다. 그저 한순간 욱했던 실수로 말이다. 그런 그의 진실된 모습을 알아보고 이해해주는 사람을 만나기는 했지만, 그가 100% 만족할 정도로 완벽한 삶은 되지 못했다. 역시 잘못을 저지르면 그에 상응하는 대가를 치뤄야한다. 사람을 죽인 죄로 그는 평생동안 숨어살아야 하는 벌을 받게 되는 것이다. 위기가 찾아오면 언제나 그랬듯이 그만의 기지로 해결하기는 하겠지만 평생 마음속에 무엇인가를 짊어지고 간다는 것만큼 힘든 것도 없다. 

재미있지만 이 책의 마지막 장을 덮고나면 생각해보게 되는 것도 많아지게 만드는 작품이다. 장르의 구분은 좀 애매하지만, 정말 재미있는 소설을 한 번 읽어보고 싶은 사람이라면 이 책을 추천한다. 아마 어떤 장르의 팬이든, 결코 후회하지 않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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