죽음을 선택한 남자 스토리콜렉터 66
데이비드 발다치 지음, 이한이 옮김 / 북로드 / 2018년 8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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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가 보고 들은 모든 것을 기억한다면, 그 능력은 과연 축복일까? 불의의 사고로 그야말로 '모든 것을 기억하게 된 남자'가 새로운 이야기로 돌아왔다. 그의 가족이 죽은 이야기를 읽은지도 얼마되지 않은 것 같은데, 어느새 세번째 이야기라니 쉴새없이 작품을 써내는 작가가 대단하다는 생각이 든다. 시간이 흐르면 흐를수록 주인공인 데커가 활동하는 범위도 넓어진다. 이번에는 FBI를 넘어 DIA라는 조직과 함께 일하면서 국제 스파이 활동 문제까지 해결하게 된다. 이것은 그저 우연히 길을 가다가 목격하게 된 살인사건 때문이었다. 

처음에는 이 살인사건의 실마리를 도무지 찾을 수 없었다. 너무나도 뜬금없고 그 누구와도 개연성이 없는 사건처럼 보였기 때문이다. 하지만 사건에 관련된 사람들을 만나고 그들의 배경을 조사하면서 데커와 그의 파트너는 점점 이상한 사건에 휘말리게 된다. 차라리 아무 일도 일어나지 않았더라면 좋았을텐데, 그들의 목숨마저도 위험해지는 상황에 처하게 되자 데커는 좀 더 사건을 제대로 파고들어야겠다는 결심을 하면서 사건의 규모는 점점 커진다. 

사실 요즘같은 시대에도 스파이가 있는지는 잘 모르겠다. 하지만 이 책에서 그려내고 있는 상황들을 보면 아직도 스파이가 활동하는 것도 가능하겠다는 생각이 든다. 과거에 비해서 좀 더 지능적이고 교묘한 방법으로 말이다. 이 모든 것들은 아무 관련성이 없어보이는 사건들을 빠짐없이 기억하는 주인공이기에 연결이 가능한 사건이었다. 아마 일반 사람이라면 이렇게 씨실과 날실을 엮듯이 잘 끼워맞출 수 있었을지 모르겠다. 결말은 조금 석연치않은 부분이 있기는 하지만 그동안 품고 있었던 의문들을 해결하기에는 충분했다. 워낙 긴 장편 소설이기에 책의 중반을 넘어가는 순간까지도 도대체 이 모든 사건들이 무엇을 의미하는 것인지 의아할 따름이었다. 하지만 뒷 부분이 얼마 남지 않게되자 갑자기 그동안 가지고 있던 의문들이 순식간에 풀려버렸다. 이는 작가가 이전 작품부터 활용해온 구성으로 이번에도 역시 끝까지 독자들의 궁금증을 잔뜩 부풀리는 것은 여전하다. 

주인공의 목숨이 위험한 순간도 여러 번 있었지만, 아직까지 주인공이 죽을 시기는 아니니까 그나마 덜 긴장을 하면서 읽었던 것 같다. 상부에서 그 누가 압력을 가한다고 해도 자신이 맡은 사건을 해결하는데만 집중하는 주인공의 모습을 보면서 정말 여전하다는 생각이 들었다. 묵묵히 자신만의 길을 가는 것이 주인공의 매력이긴 하지만 말이다. 마지막 부분을 읽다보니 이들의 이야기는 앞으로도 상당히 오랫동안 계속될 것 같은 느낌이 든다. 벌써부터 다음 작품은 어떤 내용이 될지 무척 궁금해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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