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동 4.0 - 독일이 구상하는 ‘좋은 노동’ 북저널리즘 (Book Journalism) 19
이명호 지음 / 스리체어스 / 2018년 5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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요즘 일자리에 대한 사회적인 관심이 연일 뜨겁다. 기본 임금 인상부터 비롯하여 '워라밸'이라는 신조어까지 낳으면서 제도적으로는 노동 시간 제한까지 이루어지고 있다. 보통 사람들이 하고 있는 노동의 질에 대해서 이렇게 사회적인 이슈가 되었던 적이 있을까 싶을 정도로 이 문제에 대해서 고민하는 사람들이 많아졌다. 이 책도 그런 사회적인 흐름에 힘입어 나왔는데, 제조업 중심인 독일의 사례를 바탕으로 과연 좋은 노동이란 무엇인지 고민해보는 내용이 가득 실려있다. 

사실 이 책을 읽기 전에 독일에서는 뭔가 획기적인 해결책이 나왔을지 무척 궁금했다. 그래도 우리나라보다 먼저 고민을 시작한 나라이고, 저자가 특별히 독일을 타겟으로 선정해서 서술한 이유는 뭔가 독특한 해결책이 있기 때문이 아닐까 싶었다. 그런데 막상 이 책을 읽고나니 특별히 독일이 다른 나라와 다르다고 말할만한 포인트는 잘 보이지 않는다. 혹시 내가 이 책을 읽으면서 뭔가 놓친 것은 아닐까 싶어 여러 번 뒤적여봤지만, 그래도 잘 모르겠다. 독일의 노동에 대한 고민은 현재 진행중이고, 그것은 우리나라도 마찬가지이다. 

2차 산업혁명 때에도 기계가 일부 사람들의 일자리를 대신했기 때문에 러다이트 운동이 일어났던 적도 있다. 하지만 기술의 발달에 따른 일자리의 변화는 당연한 것이다. 그 변화의 속도가 빠르다고 해서 이러한 변화를 전혀 무시할 수는 없다. 최근 한창 사회적인 이슈가 되었던 기본 임금의 인상은 그런 변화의 속도를 좀더 가속화하는 촉진제가 되었을 뿐이다. 시간이 흐르면 물가 변동으로 인해 임금이 올라가는 것은 당연하지만 그것을 인위적으로 정부가 나서서 조정하다보니, 각 기업에서도 좀 더 빠른 변화를 해야겠다는 자각을 하게 만드는 계기가 된 것이다. 언젠가는 닥쳐올 미래가 생각보다 더 빠르게 오고 있는 것은 사실이다. 

물론 좋은 일자리를 위해서 사회적인 고민도 필요하겠지만, 가장 필요한 것은 각 사회 구성원들이 변화하는 사회의 흐름에 맞춰 앞으로 어떻게 살아갈 것인지에 대한 스스로의 고민을 진지하게 해야한다. 이미 전 세계적으로 부의 흐름은 일정 방향으로 흘러가고 있는데, 그저 과거에 안주해서 똑같은 방법으로 돈을 벌려고 하면 논리에 맞지 않는다. 과거에 잘 나갔던 직업들이 지금은 로봇도 대체 가능한 직업으로되고 있다. 더 이상 의사나 변호사 같은 직업이 사회적인 지위와 부를 가져다주지 않는다. 물론 규모의 경제로 움직이는 산업 분야도 있지만, 작은 규모로도 얼마든지 성공할 수 있는 시대가 되고 있다. 수학공식과 같은 보통의 삶은 없어지고 있다. 지금까지 한국 사회가 좋은 대학을 가는 것에만 너무 집중한 나머지 그 이후의 인생에 대해서는 별로 고민해보지 않았다는 것이 더 큰 문제다. 오히려 4차 혁명이라고도 불리는 지금 이 시점에서 나의 인생은 어떻게 사는 것이 좋은지 충분히 고민해본다면 좋은 노동이란 무엇인지 해답을 찾을 수 있을지도 모르겠다. 이 책은 어떤 문제에 대한 답을 내리기보다는 고민할 거리를 던져주는 책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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