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 세상의 모든 것은 연결되어 있다

자연의 비밀 네트워크 - 나무가 구름을 만들고 지렁이가 멧돼지를 조종하는 방법
페터 볼레벤 지음, 강영옥 옮김 / 더숲 / 2018년 4월

자연은 항상 균형을 유지하려고 하는 습성이 있다. 인간이 인위적으로 간섭만 하지 않는다면 저절로 생태계는 안정을 찾는다. 하지만 인간이 이 지구상에 존재하는 이상 항상 뭔가 불균형한 일이 생기기 마련이다. 아주 오랜 세월을 거쳐서 만들어낸 자연상의 균형을 인간은 하루 아침에 바꿔버린다. 이렇게 인간이 자연에 간섭함에도 불구하고 과연 자연은 어떤 유기적 관계를 가지고 있는지 이 책을 통해서 알 수 있다. 

이 책을 읽으면서 자연이 얼마나 놀라운 자정작용을 하는지 새삼스럽게 깨달았다. 전혀 연관없어 보이는 것들도 저자의 친절한 설명을 읽다보면 어떻게든 연결되어 있다는 사실이 왠지 신기했다. 이를테면 산에 사는 노루는 생각보다 먹을 것이 별로 없다는 사실도 이 책을 통해 처음 알았다. 산이라면 풀이 지천에 널려있기 때문에 노루가 살기에는 최적의 환경같지만, 오래된 숲은 맛있는 풀이 자라지 않아서 썩 좋은 환경은 아니라고 한다. 오히려 숲의 가장자리에 풀이 많고 햇볕도 잘 들어서 노루에게는 더 좋은 장소가 된다. 하지만 숲에는 노루만 살고 있는 것은 아니니, 노루를 위해서 나무를 베어내는 것도 최선의 방법은 아니다. 생각보다 노루가 먹는 풀의 양은 상당히 많아서 노루의 개체 수가 늘어나면 숲이 남아나지 않는다. 이 책에는 이처럼 다양한 자연의 상관관계가 흥미진진하게 실려있다. 평소에 자연에 대해 잘 모르는 사람이라도 재미있는 이야기를 읽는 것처럼 책을 읽을 수 있다는 것이 장점이다. 

별 연관이 없어보이는 행동도 자연에 큰 영향을 미칠 수 있다는 사실을 알게 되면서 지금까지 나도 자연에 어떤 영향을 미치지 않았을까 다시금 생각해보는 계기가 되었다. 사실 이 책의 저자는 유럽에 살고 있기 때문에 각 나라들간의 동물 이동도 원활한 편이다. 하지만 우리나라 같은 경우에는 반도에 위치하고 있어서 다른 나라에서 들어오는 동물의 관계는 미처 생각하기 어렵다. 물론 조류나 어류의 경우에는 계절에 따라 이동을 하는 종도 있으니 아예 상관없다고 말하기는 어렵다. 나는 그냥 나만의 편의를 위해서 만들어놓은 시설을 아무 생각없이 이용하고 있었던 것은 아닌지 모르겠다. 자연을 파괴하는 시설이었다면 사실 그 시설을 이용하지 않는 것이 올바른 소비자의 행동일텐데 말이다. 

자연뿐만이 아니라 우리가 일상 생활에서 하는 행동도 무심코 전혀 다른 분야에 영향을 미칠 수 있다. 그래서 더욱 어떤 행동을 할 때는 나쁜 영향을 미치지 않도록 신중하게 행동하는 것도 중요하다. 이 책을 통해 보다 많은 사람들이 자연의 선순환에 대해 좀 더 깊이 생각해보는 계기가 되길 바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