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버닝맨, 혁신을 실험하다 - 일론 머스크가 사막으로 간 이유 ㅣ 북저널리즘 (Book Journalism) 17
최형욱 지음 / 스리체어스 / 2018년 4월
평점 :
'버닝맨'이라는 것은 들어봤지만, 사실 구체적으로 어떤 축제인지 알지 못했다. 그런데 우연한 기회에 이 책을 읽게되어 '버닝맨'에 대해 보다 자세하게 알 수 있는 계기가 되었다. 세계의 창의적인 사람들이 모여서 함께 불을 태우는 축제라니, 정말 신기하고 흥미로운 축제이다. 이 책은 버닝맨을 궁금하게 여긴 저자가 직접 참여해보고 그곳에서 보고 느꼈던 것들을 그대로 옮겨놓았다. 그런데 이 책 시리즈가 모두 그러하듯이 보통 책에서 볼 수 있는 사진이나 그림은 본문에 단 하나도 없다. 축제를 설명하면서 관련된 그림 정보가 없다니, 독특한 컨셉의 책임은 분명하다. 이 책의 말미에 몇 장의 사진이 있는데, 아무래도 동영상으로 보는 것이 더 좋을 듯 했다. 그래서 결국 이 책을 읽고나서 이 축제가 궁금해진 나는 인터넷에서 관련 동영상을 찾아보았다. 물론 글로 읽는 버닝맨도 흥미로웠지만, 실제 동영상을 보니 좀 더 이 축제에 대해 자세히 알게된 느낌이다.
버닝맨은 단순히 뭔가를 태우는 것이 전부가 아니다. 아무 것도 없는 사막에 모여서 하나의 도시를 만들고 창조적인 생각들을 나누며 마지막에는 자연에 아무 것도 남기지 않고 다시 일상으로 돌아간다. 이러한 일련의 경험들은 그냥 평범할 것만 같은 일상에 커다란 전환점을 가져오기도 한다. 저자는 버닝맨 축제가 실리콘밸리의 창조적인 작업들과 상당히 유사한 부분이 많음을 깨닫고 공통점을 일목요연하게 정리해놓았다. 그냥 단순히 웃고 즐기는 축제일수도 있지만, 어떤 사람들에게는 인생을 바꾸는 경험을 만들어준다.
이 곳에서는 상상만 하던 것들이 실제로 일어날 수도 있다. 이른바 '아트카'라는 것들이 블랙록시티를 돌아다니는데, 만화나 영화에서 보던 차들이 실제로 움직인다. 일상 생활에서는 사용할 수 없지만, 여기에서는 아트카가 아니면 일반 자동차는 사용할 수 없다. 평소에 창조적인 본능을 마구 이끌어내고 싶은 사람이라면 일생에 한 번은 '버닝맨' 축제에 꼭 참가해보라고 권하고 싶다. 사실 생각만 하는 것보다 더 좋은 것은 한 번이라도 내가 직접 해보는 것이니 말이다. 전 세계적으로 유명한 축제이니까 마음만 먹는다면 이 곳에서 더 좋은 기운을 가득 받고 돌아올 수 있을 것이라 생각한다.
우리나라에서 나온 책 중에 이 책만큼 버닝맨 축제에 대해서 깊은 고찰을 한 책은 없을 것이라고 본다. 본문에 사진이나 그림 하나 없다고 해서 지레 실망할 필요는 없다. 그보다 더 재미있는 작가의 유려한 필력이 이 책을 보다 생생하게 만들어주고 있으니 말이다. 버닝맨 축제에 대해 제대로 알고 싶다면 이 책을 적극 추천한다. 모든 것을 태우는 축제의 의미에 대해 다시금 생각해보는 계기가 될 것이다.